연일 탈레반 감싸는 중국..."서구 기준으로 판단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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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1-08-2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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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왕이 "아프간 미래는 아프간이 결정, 각국 선택 존중해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사진=인민망]


"서구의 기준으로 아프가니스탄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0일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을 포용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고 중국 중앙방송(CCTV)이 21일 보도했다. 

왕 부장은 "다른 민족이나 문명에 특정한 가치관을 강요하는 것은 성공하기 어렵다"며 "국제 사회가 아프간의 미래에 주목하고 있는데, 아프간의 미래는 아프간 인민이 결정해야 하고 각국은 아프간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경제·금융을 어렵게 하거나 제재를 가하는 접근법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그 반대에 부딪힐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탈레반의 발표를 중시하며 탈레반이 현대 정치로 전환하도록 격려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아프간 국민과 지역 안정에 유리하고 난민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왕 부장은 또 "이탈리아가 국제 문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G20(주요 20개국) 순회 의장국을 맡는 것을 지지한다"며 "아프간 문제 해결에 적극 기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마이오 장관은 "중국이 국제 사회에 크게 기여하는 만큼, 아프간 정세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의 관점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탈레반과의 소통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이어 아프간이 다시 테러의 중심지가 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노력해야 하고 이탈리아도 G20 틀 안에서 공감대를 찾아 문제를 해결하기 희망한다고 했다. 

미국을 비롯해 서방 국가들은 기본권 보장과 테러 세력과의 결별 등 전제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탈레반 정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미국은 아프간의 자금을 동결하기로 하면서 탈레반 돈줄 옥죄기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은 연일 탈레반과의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미국이 철수하는 아프간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왕 부장은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도 아프간에 대한 유화적 접근이 “아프간 국내 상황을 안정화하고 난민과 이민의 충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중국은 내정 불간섭을 전제로 계속해서 아프간 문제에 건설적인 역할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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