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한국 등 해외 미군 기지에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임시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 사령부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에게 임시 숙소 등을 지원하라는 지시를 아직 받은 바 없다면서도 "임무 수행 지시가 내려지면 미국 국무부, 국방부 및 한국 정부와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난민 수용에 대한 다른 국가들의 경계심이 커지면서 미국이 자국과 국외에 있는 자국 시설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가 고려 중인 장소는 버지니아주와 인디애나주,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군 기지들이다.
이 밖에도 일본, 한국, 독일, 코소보, 바레인, 이탈리아 내 미군 기지도 검토되고 있다.
WSJ는 워싱턴 D.C 외곽의 덜레스 국제공항이 아프간 난민 관련 문제를 처리하는 중심 장소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 국방부는 또한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뉴저지주 맥과이어·딕스·레이크허스트 합동기지를 비롯해 최소 1개 이상의 군 기지를 준비 중이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 리 피터스 대변인(대령)은 이날 '아프가니스탄 피란민에게 주한미군 시설을 숙소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냐'는 연합뉴스 질의에 "주한미군은 현재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출국하는 사람들에게 임시숙소나 다른 지원을 제공하라는 임무 지시를 하달받은 바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시가 내려지면 한·미동맹과 강력한 연합 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 국방부 및 한국 정부와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민간 항공사들에도 아프가니스탄 지원 요청을 검토 중이다.
WSJ는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민간 항공사는 직접 아프간 수도 카불에 드나들지는 않고 카타르, 바레인, 독일 미군기지에 있는 수천 명의 아프간인과 다른 사람들을 수송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은 군병력과 군수품 수송에 민간 항공기를 사용할 수 있는 민간예비항공운항(CRAF)을 활성화해 최대 5개 항공사에서 20대의 항공기를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한 주간 미국인 2500명 등 1만7000명을 카불에서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지난 24시간 동안에는 군용기 C-17과 전세기를 38차례 띄워 3800명을 대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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