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 D-30] 가상화폐 거래소 생존기로…신고 유예 놓고 당국·업계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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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21-08-2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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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고 유예기한 6개월 연장 움직임…금융당국은 부정적

황윤환 공정거래위원회 약관심사과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8개 가상자산사업자의 불공정 약관조항에 대한 시정 권고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정금융거래법(특금법) 시행 한 달을 앞두고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줄폐업이 예고되면서, 신고 유예기한을 6개월 연장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거래소 폐업이 투자자(고객)의 피해로 번질 수 있다는 거래소들의 설득에 정치권도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그동안 충분한 시간을 줬다는 입장이어서, 거래소들과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는 특금법이 시행되는 9월 24일까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고 은행 실명계좌 확인서를 갖춰 금융위에 등록해야 한다. 거래소가 ISMS 인증을 받더라도 은행 실명계좌를 발급받지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ISMS 인증을 받은 거래소는 20곳이고, 이 가운데 은행 실명계좌 발급이 제휴된 곳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곳에 불과하다. 

결국 국내에서 영업 중인 60여개 거래소가 문을 닫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거래소 폐업은 사업자의 퇴출에만 그치지 않는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계좌 이동을 할 수 없어 거래소가 문을 닫게 되면 고스란히 돈을 잃게 된다.

현행법도 이들에 대한 보호를 규정하고 있지 않아 환불 등은 거래소 등의 약관에 따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거래소가 약관을 이유로 환불을 미루더라도 투자자들은 하소연 외에 별다른 구제책이 없다.

최근 거래소 폐쇄에 따른 피해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 서비스를 중단한 달빗은 두 달이 넘도록 제때 환불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가상자산 업계와 정치권은 특금법 시행을 유예하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최근 특금법 신고 기간 유예를 포함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협회 관계자는 “실명계좌 발급 적극 협조 및 암호화폐 사업자 신고 접수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자율규제 체계 보완 등 업계 스스로 자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특금법 유예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특금법 원포인트 개정방안’을 개최하고 “금융당국이 거래소 신고 불수리 요건인 실명계좌 발급과 이에 따른 파생책임들을 은행에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들이 심사 자체를 거부하거나 고의로 지연하는 행태가 계속되고 있고, 이로 인해 거래소와 이용자들이 억울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신고 유예기간을 내년 3월까지로 한시적으로 연장, 피해를 최소화해 안정적 법 적용 기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신고 기한 연장을 비롯한 특금법 시행 유예에 부정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3월 국회에서 특금법이 통과된 이후 유예 기간을 거쳐 업계에 충분한 시간을 부여했다”면서 “특금법 시행으로 거래소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이뤄지면 소비자 보호도 자연스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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