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으로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대체한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에 청신호가 켜졌다. 3세대 폴더블(접히는)폰 '갤럭시Z 폴드3'와 '갤럭시Z 플립3'가 국내에서 80만대 이상의 예약 판매량을 기록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갤럭시보다 아이폰을 택했던 MZ세대와 여성 이용자들이 플립3로 눈을 돌리고 있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7~23일 진행한 갤럭시Z 폴드3·플립3 예약판매에서 60만대가 넘는 기기가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이동통신 3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판매한 자급제 물량을 합치면 80만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Z 폴드2 예약 판매량(8만대)의 10배에 달하는 수치이며, 갤럭시S·노트 등 기존 플래그십에 버금가는 판매량이다. 이 같은 인기를 증명하듯 폴드3·플립3는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이통 3사는 일부 예약 가입자를 대상으로 제품 배송이 지연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흥행의 배경에는 MZ세대와 여심을 사로잡기 위해 감각적으로 디자인된 플립3가 있다. KT에 따르면 플립3는 전체 예약 판매량의 71%를 차지하며 폴더블폰 흥행을 견인했다. 업계에서도 전체 예약판매량에서 플립3의 비중이 65%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T에 따르면 폴드3는 갤럭시 시리즈의 주 이용자층인 30~40세 남성 고객이 전체 예약 구매자의 57%를 차지했다. 반면 플립3는 다양한 연령층에서 고른 인기를 보였으며, 특히 25~45세 여성 고객이 3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KT도 폴드3는 30대(30%)와 40대(27%)에서 인기를 끈 반면 플립3는 30대(31%)와 20대(22%)에서 높은 선호를 보였다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플립3가 MZ세대와 여성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에도 긍정적인 신호다. 그동안 갤럭시 시리즈가 40~50대와 남성층에서 높은 선호를 보인 반면 20~30대와 여성층에선 아이폰에 밀려 큰 인기를 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갤럽의 6월 조사에 따르면 40대와 50대는 각각 79%, 77%가 갤럭시를 이용하는 반면 20대(18~29세)와 30대는 각각 52%, 43%가 아이폰을 이용했다. 특히 20·30대 여성은 각각 62%, 52%가 아이폰을 이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플립3의 흥행으로 삼성전자가 20·30대와 여성층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여성 커뮤니티에선 플립3의 디자인을 호평하며 아이폰에서 기기를 변경하겠다는 의견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전작에선 10% 안팎에 불과하던 자급제 비중이 이번에는 30%를 넘을 정도로 많이 늘어났는데, 이는 삼성전자가 자급제 전용으로 여심을 자극하는 플립3 그레이·핑크·화이트 모델을 준비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흥행 열기가 고조됨에 따라 삼성전자는 폴드3·플립3의 사전개통 기간을 9월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부 인기 모델에서 수급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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