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증권가 전망을 종합하면 이달 한은이 내놓을 통화정책 방향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리인상 결정에 있어 부담으로 작용했던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고점을 찍고 다소 누그러진 점이 이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진 배경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지난 11일 2222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이후 계단식으로 하락했다.
12일부터 17일까지 1000명대를 유지하다 18일 2152명으로 급등하긴 했지만, 이후부턴 20일 1880명, 21일 1628명, 22일 1418명 등으로 지속적 내림세를 보였다. 23일 기준으로는 150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전까지 확진자수가 2000명대로 크게 증가하지 않으면 코로나19가 금리인상에 미치는 영향은 감소할 것이다. 학습효과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달 금통위 금리인상을 전망한다"고 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보다 더욱 짙어진 감염병 확산세 속에서 한은의 금리인상은 무리일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면서도 "그렇지만 7월 금통위 때와 지금은 백신 접종 속도 측면에서 다르다. 6월 중순부터 다소 주춤해졌던 1차 접종률은 7월 말부터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 차질을 빚었던 백신 보급이 다소 회복됨에 따라 추석 전까지 국민의 70% 이상이 1차 접종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를 감안하면 델타변이 확산에 따른 경기충격은 과거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다. 영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높은 백신 접종률로 감염병 우려가 감소했고 민간소비 회복세도 이어지고 있다"며 "백신 접종이 다시 빨라지기 시작한 점은 8월 금리인상을 지지해줄 요인"이라고도 했다.
그는 또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8월 인상을 유보할 가능성도 일부 있다"면서도 "다만 한은 입장에서는 금융안정 목적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조금이라도 빠른 대응을 해야 한다. 늘어나는 가계대출을 막기 위한 노력이 시작된 시점에서 한은도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여전히 미온적인 시각은 존재한다. 개학과 추석연휴를 앞둔 시점이라 감염 리스크가 여전히 크다는 것이다. 정치적으로도 부동산보다는 코로나19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현 정부에 더욱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 소수의견 1명 등을 예상한다"며 "거리두기 장기화로 내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소비자심리는 지난달부터 크게 훼손됐다. 개학과 추석연휴를 앞두고 있어 리스크가 여전하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과 코로나19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명분으로 봤을 때도 부동산보단 코로나19 방역에 집중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최근 정부도 코로나19 관련 경기 우려를 드러내기 시작했다"며 "고승범 위원 사퇴 역시 이달 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아직 두 명의 매파적 위원이 존재하지만 이들은 지난 7월 코로나19 전개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해 이번에 인상을 주장할 가능성이 작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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