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농협 가계대출 중단 첫날, 다른 은행으로 몰린 고객들…금융당국 진화에도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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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21-08-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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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이 가계대출을 중단한 첫날인 24일 수도권 한 영업점의 대기번호표 기기. 이날 대출 등을 취급하는 신탁창구 대기인원은 0명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송종호 기자]


“어제는 대출 접수를 하려는 고객들로 상담 창구가 북적였지만 오늘은 한산합니다. 대출 중단 소식에 대출 문의는 뚝 끊겼습니다.”

NH농협은행이 가계대출 증가율을 잡기 위해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한 첫날인 24일 수도권의 한 영업점은 전날 북적였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이날 정오께 예금·카드 업무 창구는 대기고객이 12명이나 몰려 혼잡했지만, 대출 등을 다루는 신탁업무 창구는 0명으로 한산했다.

이날 농협에서 만난 30대 남성 김모씨는 “주거래 은행이 농협이라서 대출을 알아봤으나 대출이 막혀버려 다른 은행에 알아보고 있다”면서 “다른 은행도 대출이 중단될까봐 마음이 급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다른 은행권의 한도는 충분하다고 밝힌 상태지만 김씨와 같이 다른 대출은행을 알아보려는 실수요자들의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날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의 대출 중단에 따라 다른 은행으로 대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늘은 대출 관련 전화와 방문 문의가 크게 늘었다”면서 “대출을 미리 받을 수 있는지 묻는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다른 은행으로 대출 중단이 확산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대해 진화에 나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농협은행과 달리 다른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 취급 목표치까지 아직 여유가 남아 있다”면서 “농협은행·농협중앙회의 주담대 등 취급 중단과 같은 조치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농협은행의 가계대출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7.1% 늘어 금융당국이 제시한 연간 증가율 목표치(연 6%)를 넘어섰지만 다른 은행들은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로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달 기준 2%대이고, 하나은행은 4.4%로 집계됐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다음 주부터 다른 은행의 대출 잔액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현실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접수가 되고 승인까지 이르면 보름에서 한 달까지 걸리는 만큼 대출 증가율은 다음 달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날 농협중앙회도 신규 전세자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면서 풍선 효과를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중앙회는 이날 오는 27일부터 전국 1118개 농·축협에서 비·준조합원에 대한 신규 전세자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11월 말이나 연말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신용대출은 중단 대상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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