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임채율 초대 온투협회장 "준법경영ㆍ소비자 보호로 신뢰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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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1-08-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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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자는 2금융보다 싼 이자로 빌리고

  • 투자자는 중위험 중수익 '1.5금융'

  • 고객 보호로 P2P 불신 해소가 급선무

  • 양적성장 위한 금융당국 지원 이끌것

임채율 초대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장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온투협회 본사에서 아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오는 27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이 유예 기간을 마치고 본격 시행된다. 개인 간 거래업으로 불렸던 P2P업이 제도 금융시장으로 발돋움하는 셈이다. 당국에 등록을 마친 회사들은 법적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온투업자)로서 영업하게 된다. 기존의 P2P금융 시장이 이처럼 제도 금융권으로 들어온 것은 전 세계에서 한국이 처음이다.

모든 개별 금융업법이 그렇듯, 온투법 역시 법정 협회를 두도록 규정했다. 온투법 제5장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온투협회) 설립 근거와 책임을 적시했다. 온투업 시장 질서 유지와 업권의 건전한 발전, 이용자 보호가 협회의 존재 목적이다. 다른 금융협회처럼 온투협회 또한 온투업자 이익을 대변해야 하며, 당국과의 소통 창구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소비자 신뢰가 추락한 온투업 시장에서 온투협회 역할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아주경제신문은 최근 임채율 초대 온투협회장을 만나 '온투업의 제도권화에 대한 의의', '온투업의 미래' 등의 질문을 던졌다. 임 회장은 "준법 경영과 소비자 보호를 통해 이용자와 감독당국 신뢰를 회복하는 게 모든 일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온투업 시장이 발전하려면 양적 성장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기관투자자 유치 등 필요한 부분을 감독당국과 단계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온투업은 '1.5금융'...신뢰 포인트 쌓는 게 급선무"
온투업은 대출자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금융업이다. 대출자가 온투업 회사에 대출을 신청하면, 회사가 불특정 다수로부터 돈(투자자 입장에서 투자금)을 모아 대출자에게 빌려준다. 대출자가 빚을 갚으면 회사는 일정 수수료를 뺀 나머지를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대출자의 대출 원금은 투자자에겐 투자 원금이고, 이자에서 수수료를 뺀 금액이 투자 수익이 된다. 온투업은 2016년 무렵부터 연 10~15%의 중금리 대출을 표방하며 인기를 끌었다. 투자자에겐 '중위험 중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았다. 임 회장은 '온투업에 대한 의미'를 묻는 질문에 "1.5금융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투업 회사 대표들께서 강조해 온 '1.5금융'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대출자가 제2금융권으로 가면 순식간에 연 15% 이상의 금리를 부담해야 하죠. 지금이야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내려와 그나마 낮아졌지만, 최고금리가 27.9%였던 2016~2017년 당시만 해도 저축은행에 가면 20% 넘는 금리를 떠안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온투업을 이용하면 10% 안팎의 금리로도 돈을 빌릴 수 있으니, 의미가 있는 셈이죠.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른바 '중위험 중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매력적입니다."
 

임채율 초대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장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온투협회 본사에서 아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온투업은 한때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금융의 '총아'였다. 대통령 순방 때 한 온투업 회사 대표가 따라가기도 했다. 하지만 신뢰가 추락하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초대 P2P금융협회장이 학력 위조로 물러나는가 하면, 사기를 벌이는 회사가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2012년과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문재인 펀드'를 만들어 이름을 날린 국내 1세대 P2P 회사 팝펀딩의 창업자가 뒤늦게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이 시장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당국자들 가운데서는 "섣불리 제도화를 추진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돈다.

"뼈 아프지만 극복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몇몇 업체로 인해 정말 열심히 하는 회사까지 불이익을 보고 있어요. 하지만 모두 온투업 라이선스를 받은 회사들과 저희 협회가 짊어질 수밖에 없어요. 결국 신뢰를 회복하는 것. 시간이 걸리겠지만, '정공법'으로 가는 방법만이 최선입니다. 신뢰라 함은 소비자 신뢰와 감독당국 신뢰 모두 포함해요. 결국 '준법 경영'과 '소비자 보호' 이 두 가지를 얼마나 잘 지키느냐, 강화하느냐의 문제라고 봅니다. 협회 입장에선 온투업 회사들이 이를 잘 따르도록 자율 규제하고 지원할 것은 지원하는 역할이 막중합니다. 훗날의 얘기지만, 신뢰가 회복됐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죠. 계속된 노력으로 신뢰를 높여 가야 합니다. 제도 금융회사라면 그래야 하고, 이를 위해 협회가 발 벗고 나설 겁니다."
 
"규제 완화 요구, 단계적으로 접근...기관투자 모집 필요"
임 회장은 지난 31년간 금융감독원에서 은행 감독 업무를 수행해 왔다. '1금융권 감독자'였던 만큼 각종 규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완화되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 온투업이 제도 금융권으로 편입됐지만, 신뢰를 잃은 탓에 각종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법률에선 인정하지만 감독규정 등 하위 법령에서 규제하는 식이다. 그는 "규제 완화에 나서 달라는 회원사들의 요구가 많지만 '현실상 당장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한다"며 "규제 완화에도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하고, 협의를 진행 중인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 필요합니다. 법률이 허용한 만큼은 할 수 있어야 해요. 하지만 첫술로 모든 걸 뜨려 하면 안 되죠. 무엇보다 온투업 시장은 신뢰 회복이 우선이니까요. 단계적으로 접근하려 합니다. 우선 기관투자자가 상품에 투자하는 게 필요해요. 거액을 투자하는 기관이다 보니 대출상품(투자상품) 모집이 빨라지고, 신속한 대출을 집행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관투자자가 투자한다는 것만으로 투자자 신뢰를 쌓을 수 있어요. 개인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기관투자자의 투자 관심이 높습니다. 온투법상 개별 투자상품의 40% 금액까지 기관투자자가 들어올 수 있지만, 감독당국과 협의가 필요한 게 사실이에요. 현재 당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투자한도 확대 △겸영 및 부수업무 허용 등을 들었다. 온투업 투자자는 모든 회사를 통틀어 3000만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5000만원까지 가능하지만 당국이 하위법령에서 한도를 축소시켰다. 또 겸영·부수업무도 할 수 있으나 현재는 불가능하다. 임 회장은 "규제가 너무 촘촘해 푸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양적 성장을 위해선 언젠간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완화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신뢰를 쌓아가는 동시에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임채율 초대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장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온투협회 본사에서 아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미등록 회사 불법영업 모니터링...소비자 피해 최소화"
25일 현재 온투업자 등록을 마친 회사는 7개사에 불과하다. P2P 회사 85곳 가운데 40개사가 등록 신청을 한 결과다. 당국은 25일 정례회의를 통해 나머지 신청 회사에 대한 등록 여부를 최종 결정하고, 27일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30여곳이 추가 등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현재로선 알 수 없다. 당장 등록하지 못하면, 신규 영업을 잠시 중단하고 등록 신청을 다시 하거나 영업을 접어야 한다. 설사 나머지 회사들이 모두 등록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등록 신청을 하지 않은 회사들이 문제다. 폐업하는 회사는 법적으로는 청산 법인을 두고 채권 추심 임무를 완수해야 하지만,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온투협회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협회는 사실 회원사만 챙기면 되지만, 임 회장은 "시장 안정을 위해 협회가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7일 이후 미등록 업체가 불법 영업을 하는지 협회 차원에서도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잘 부탁드립니다"라며 "저 말고 저희 업권이요"라고 힘줘 말했다. "온투업 회사 대표님들, 정말 대단한 분들이에요. 젊은 나이에 하나의 '업'을 만들어냈잖아요. 작지만 이 업권,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금융이에요. 대표님들과 지난 1년간 동고동락하며, 그분들이 하는 고생, 옆에서 직접 지켜봤습니다. 이 시장, 잘 발전할 수 있도록 제 역할 다하겠습니다."

※임채율 초대 온투협회장은...
1990년 1월 한국은행 입행
1999년 6월 금융감독원 입사
외환총괄팀장, 은행총괄팀장, 신용정보실장, 외환감독국장 역임
2020년 6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 설립 추진단 파견
2021년 8월 초대 온투협회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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