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국정원의 국내 직무 범위를 이탈한 보고서를 국정원 메일 서버에서 발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김병기 민주당, 하태경 국민의힘 간사가 전했다.
주요내용은 168건 중 90건이 개인 신상, 의정활동에 대한 것이고 불법·비리, 인사개입, 특혜채용 관련이 57건, 수사 동향 12건, 기타 사안 9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제의 보고서 중 19건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먼저 요청한 자료로 파악됐다. 청와대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자료 중에는 당시 여당 의원의 토착 비리 의혹, 야당 의원의 후원금 모집 내역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보고서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보고서가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됐는지 확인할 수는 없다"며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고 국정원장이나 국정원 내 부서장에게만 보고한 내용이 있을 가능성을 고려하면 전체 보고서 숫자는 더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보고서 열람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민주당은 열람을 요청했지만, 국민의힘은 "국정원의 신종 정치 개입"이라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열람을 해야 보고서 내용을 알 수 있다. 열람 가능 여부를 법적으로 검토해보라"고 국정원에 요청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확인되지 않은 개인정보가 많기 때문에, 특별법을 제정하고 공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맞섰다고 하 의원이 전했다.
하 의원은 "국정원이 (사찰 의혹을) 일방적으로 조사한 것을 국회 정보위에 보고한 것은 순수한 의도로 보기 어렵다"며 "최소한 김대중 정부부터 조사해야 한다. MB정권에만 한정해 조사한 결과를 가져온 것은 보수 정당에 대한 공격이라는 맥락이 깔려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국정원의 신종 정치개입"이라고 주장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