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25일 본사 명의의 입장문에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앱스토어(애플의 앱마켓)가 아닌 다른 경로로 상품을 구매한 이용자들을 사기 위험에 노출하고,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약화시키고 유해 콘텐츠 차단 등 고객보호 장치의 효과를 떨어뜨릴 것”이라며 “개정안이 이대로 국회를 통과해 효력을 발휘한다면 앱스토어 구매에 대한 이용자들의 신뢰가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에 등록된 48만2000명 이상의 개발자들이 지금까지 애플과 함께 8조5500억원 이상 수익을 창출해왔다”며 “그들이 앞으로 더 나은 수익을 올릴 기회가 줄어들게 됨을 의미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구글의 주장과 유사하다. 구글은 오는 10월부터 앱마켓 인앱결제를 모든 입점사에 강제 적용할 예정인데, 이에 대한 명분으로 이용자 안전을 내세웠다. 구글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한국이 소비자 보호에 대한 대책 없이 성급하게 법안을 도입한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인앱결제 강제 시 국내 디지털 콘텐츠업계가 지불해야 할 수수료가 최대 1568억원(54.8%↑) 증가한다. 방통위는 수수료 증가가 소비자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한 인앱결제가 강제되면 앱상에서 발생하는 결제 데이터를 구글이 독점해, 앱 개발사들이 구글에 종속되는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방통위는 분석했다.
구글 갑질 방지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한국은 전 세계 최초로 앱마켓을 법으로 규제하는 나라가 된다. 앱마켓 규제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최근 미국 상원에서 앱마켓의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오픈 앱마켓 법안’이 발의됐다. 앞서 미국 36개 주와 워싱턴DC가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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