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미디어 왕국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미디어·콘텐츠 전 영역에 걸친 KT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미션 임파서블' 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영화 배급사 파라마운트와 콘텐츠 공동 투자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파라마운트와 손잡고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파라마운트는 지난 3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파라마운트 플러스'를 출시하면서 미디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구현모 KT 대표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 전환을 선언하고 미디어·콘텐츠 사업 재편을 강하게 추진 중이다. 약 1300만명에 달하는 방대한 가입자와 인공지능(AI) 등 기술 역량을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구 대표는 지난 3월 미디어 콘텐츠 사업전략 발표 당시 "미디어는 디지코 KT의 가장 강력한 성장 엔진"이라고 밝힌 바 있다.
KT는 현대HCN을 품으며 유료방송 시장에서 독보적 1위 사업자로 거듭났다. 전날 공정거래위원회는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주식 취득 건 등을 심의한 결과 해당 결합을 승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최다액주주 변경 등에 대한 심사만 남은 상태로, 이르면 이달 내 최종 심사 결과가 나온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인터넷TV(IPTV)와 위성방송, 케이블TV까지 전 플랫폼을 소유한 사업자는 KT가 유일하다. 점유율도 크게 확대했다. 지난해 기준 KT 계열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31.72%로, 여기에 현대HCN 점유율 3.74%를 더하면 총 35.46%가 된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폐지 이후 처음으로 전체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점유하는 사업자가 됐다. 2위 LG유플러스 계열(25.16%)과 격차도 10%포인트 넘게 벌렸다.
1위 사업자 자리를 공고히 한 유료방송과 더불어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으로 떠오르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공략도 한창이다. 지난 5일에는 OTT 전문법인 '케이티시즌'을 공식 출범하고 자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플랫폼 확대와 더불어 콘텐츠 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스토리위즈를 분사하고, 올해 1월에는 KT그룹 미디어·콘텐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했다. 스토리위즈에서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고, 스튜디오지니에서 이를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해 유료방송과 OTT 등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유통하는 구조다. 콘텐츠 투자→콘텐츠 공급→서비스 제공→판매·유통 선순환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생태계가 완성됐다.
KT는 미디어 관련 사업의 압도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외 주요 사업자와 협력을 통한 다채로운 콘텐츠 확보에 전방위로 나서고 있다. 파라마운트와의 협력 외에도 KT는 시즌에서 월트디즈니의 OTT '디즈니플러스' 콘텐츠를 서비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플러스는 오는 11월 한국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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