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한도 죄기 '관치' 지적에…고승범 "부채 관리 차원 '권고'"

NH농협은행 대출 중단 관련해선 "자세히 알아볼 것"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27일 금융당국이 은행 등 금융사에 개인 신용대출한도를 연봉 이내로 줄일 것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관치가 아니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고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권고한 것"이라면서 "가계부채 관리나 목표는 금융회사와 사전에 협의해 계획을 만들고 권고한 사항을 금융회사가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인 신용대출한도를 연봉을 초과하지 말라는 식으로 금융위에서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느냐"면서 "근거 없이 개개의 사안에 대해서 건드리는 건 관치이며 정책 당국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다.

이 의원은 "한도는 각 은행에서 관리하는 것이고 중요한 건 그 은행이 취급할 수 있는 위험한도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지표에 대한 이야기를 금융당국이 해야 한다"고도 했다. 

고 후보자는 "금융회사에 대한 직접적인 관치금융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제가 취임하게 되면 서로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시장친화적 정책을 해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고 후보자는 취임 후 NH농협은행의 대출 중단 사태에 대해 면밀히 살펴볼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 의원이 "NH농협은행이 7월까지 가계대출 증가율이 7%가 넘었는데 올 초 이사회 사업계획 결의했던 것을 위반하는 행위이자 내부 통제가 안 됐다는 의미"라면서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은 내부 통제가 제대로 됐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고 후보자는 "4월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한 이후에 계속해서 (은행들의 대출 증가율을) 관리해왔는데 농협은행은 6~7월에도 많이 늘어 목표치를 크게 초과하다 보니 대출 중단 상황이 된 것 같다"면서 "취임 이후에 (내부 통제 관련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