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패션 디자이너에서 창업자로' 왕종미 플리츠마마 대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보미 기자
입력 2021-09-02 15:0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왕종미 플리츠마마 대표.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왕종미 플리츠마마 대표는 2017년 11월 창업 전까지 10여년 동안 주문자상표부착(OEM) 니트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패션 디자이너에서 창업자로 변신한 업계 드문 사례인 셈이다.

창업은 '버려진 폐의류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왕 대표는 "실을 발주해 놨는데 갑자기 주문 내용이 바뀌거나 취소되는 일이 생기면 회사가 재고를 모두 떠안는 구조였다"며 "한 해 버려지는 원사만 7t, 금액으로는 7억~8억원에 달했다"고 했다.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며 어떻게 하면 버려지는 실을 재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이 고민에서 플리츠마마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는 "처음에는 버려지는 울 소재의 실로 가방을 만드는 것을 생각했는데 대량생산이 쉽지 않아 다른 친환경 소재를 알아보았다"며 "다방면으로 수소문하다가 효성티앤씨에서 헌 페트병으로부터 추출한 폴리에스테르 원사 '리젠'을 생산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효성티앤씨와 인연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지만, 물꼬가 트인 이후에는 순조롭게 풀려갔다. 왕 대표는 "다짜고짜 효성티앤씨에 전화를 걸어 원사를 사고 싶다고 했다"며 "처음에는 적은 주문량에 황당해했지만, 며칠 만에 연결된 마케팅팀에서 적극적으로 호의를 보여줬다"고 당시 이야기를 전했다. 왕 대표는 효성태앤씨의 리젠 원사로 만든 가방을 들고 회사를 다시 찾았다. 그는 "효성티앤씨 측에서 가방을 보더니 임원까지 끌어모아 회의를 했다"며 "그때까지 효성도 다양한 곳과 협업을 했지만, 이렇게 디자인에 신경을 쓴 제품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 수줍게 웃었다.

주 아이템이 가방이었던 이유도 생각보다 단순했다. 왕 대표는 "육아를 시작하며 실용적이면서 예쁜 가방이 필요했다"며 "아이를 등하교시키면서 다른 엄마들도 많이 만났고, 이럴 때 편하게 들 수 있으면서 스타일을 살려줄 가방이 필요했다"고 했다. 이어 "특히 무채색의 옷차림에 포인트가 되면서 색깔만으로도 가방을 든 사람을 돋보이게 할 수 있도록 디자인과 색상을 고민했다"며 "그 결과 지금 플리츠마마의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니트 플리츠백이 탄생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의 좌우명은 '말한 대로 행동한다'다. 그는 "간단한 문장이지만, 지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가벼운 말 하나 쉽게 흘리지 않으려고 하고, 친구나 가족 사이에서도 꼭 지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마디의 말도 그 무게를 알고 지켜내고자 노력하는 사람이 되려 한다"고 덧붙였다. 플리츠마마는 설립 이후 연평균 2배 이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이 성장률은 올해도 유지될 것 같다"며 "앞으로 오프라인을 통한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빠르면 내년 플리츠마마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경험하는 공간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