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는 대한항공이 연내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대금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라고 30일 밝혔다. 대한항공과 서울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 제3자 계약방식으로 진행되는 송현동 땅 매각과 관련해 교환 부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권익위는 지난 4월 주관했던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 조정안'에 따라 지난 18일 서울시와 LH 간 교환 시유지를 '옛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로 잠정 합의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앞서 권익위는 지난 3월 31일 대한항공, 서울시, LH가 서명한 조정서를 4월 26일 전원위원회에 상정해 최종 확인하고 법적 효력을 부여했다.
당시 권익위 최종 확인을 거쳐 성립된 합의사항은 △주택공급 부지가 필요한 LH가 참여하는 제3자 계약방식 △서울시와 대한항공이 2개씩 추천한 감정평가 4개 법인의 산술평균액에 따른 송현동 부지 가격결정 방식 △계약일로부터 2개월 내에 매매대금의 85%를 지급하고 잔금은 시유지 교환 후 주는 대금지급 방식 등이다.
권익위 조정 핵심사항은 제3자 계약방식에 따라 송현동 부지를 LH가 매입해 서울시가 보유한 시유지와 교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교환할 시유지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계약일이나 대금지급 시기 등을 정하는 게 의미가 없어져 지난해에도 조정이 한 차례 연기되는 우여곡절이 있었다"며 "결국 올 4월에야 조정을 끝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환 시유지가 옛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로 결정되면서 대한항공은 LH와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매각대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해를 넘겼던 송현동 부지 매각으로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안 이행도 기대된다.
다만, 옛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가 교환 대상 토지로 확정되려면 서울시와 LH 간 감정평가·소유권 이전 등 후속 논의와 서울시의회, LH 이사회 의결 등을 거쳐야 한다. 교환계약은 그 이후 이뤄진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송현동 부지 관련 조정은 코로나19로 유례 없는 위기를 겪는 항공기업을 지원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지닌 송현동을 시민 공간으로 조성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며 "남은 행정절차도 빠르게 진행해 조정합의 내용이 충실히 이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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