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상승시...미국은 기업투자, 한국은 가계 대출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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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1-08-3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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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보 '금융리스크리뷰' 게재 보고서

[사진=연합뉴스]


경기가 상승 국면일 때 기업의 생산적 투자의욕이 커지는 미국 경제와 달리, 한국에서는 가계의 레버리지(대출 이용) 투자욕구가 더 강화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계의 과도한 차입(대출) 투자는 자산 가격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생산적 투자 감소를 일으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강화해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심승규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학교 교수는 30일 예금보험공사(예보)의 '금융리스크리뷰'에 이 같은 내용의 '가계부채의 구조적 문제' 보고서를 게재했다. 주요국에서 경기 변동이 민간신용 대비 가계신용 비율, 실질이자율 등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 분석했다.

심 교수는 "가계신용과 기업신용을 합한 민간신용 대비 가계신용 비율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경기 역행적이지만,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시장에서는 경기 순행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에서 경기가 상승국면에 진입할 때 차입을 통한 기업의 생산 투자보다 가계의 자산 투자가 더 활성화한다는 의미다.

심 교수에 따르면 미국 경제에서는 경기가 상승국면에 진입하면, 기업들의 생산적 투자의욕이 증대되고 투자자금 수요가 강화된다. 따라서 자금 차입을 위한 시장금리도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주식시장도 일시적으로 부양되지만, 금리 상승과 맞물려 제자리를 찾아간다.

반면 한국 경제에서는 경기 상승 시 기업의 생산적 투자의욕보다 가계의 레버리지 투자욕구가 더 강화된다. 특히 금융기관들이 담보가치가 높고 리스크가 적은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의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리면서 시장금리는 오히려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더 나아가 낮아진 금리는 주가와 주택가격 모두를 즉각적으로 급상승시킨다. 이는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심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한국 경제에서 민간신용 대비 가계신용 비율의 과도한 경기 순행적 충격 반응은 실질금리의 경기역행적 반응과 맞물려 자산 가격 변동성을 확대하고 생산적 투자를 감소시킨다"며 "이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DSR 규제 강화로 적절히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심 교수는 "LTV 규제는 최악의 경우 금융기관의 동반 부실을 막기 위한 장치지만, 한편으로는 가계신용을 과도하게 담보가치에 연동시키는 단점이 있다"며 "이는 각 가계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반영하는 DSR 규제로 적절히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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