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한국, 이미 수준급 시설 보유...탄소배출 감소 추가 여력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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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1-08-3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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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향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놓고 한목소리로 ‘우려’ 표명

“국내 제조업은 대부분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과 탄소배출 감축 시설을 갖추고 있어 추가 감축 여력이 부족하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KIAF) 회장은 30일 열린 제13회 산업발전포럼 겸 제4회 온라인 세미나를 통해 이처럼 강조했다.

철강·석유화학·반도체 등 국내 산업계 관계자들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변경의 산업계 영향 평가·제언’을 주제로 이뤄진 이번 포럼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기술 개발 지원, 연도별 목표 완화 등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 회장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35% 이상 탄소를 감축해야 하는 탄소중립기본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산업계는 탄소를 급격히 감축하면서도 고용과 성장을 지속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종별 관계자들도 탄소중립기본법에서 제시한 높은 목표치를 달성하는 데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경석 한국철강협회 전무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35% 이상으로 설정하면 철강 산업의 생산량 감소가 우려된다”며 “조선, 자동차 등 연관 산업의 생산 차질이나 고용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건설·가전·섬유 등 전·후방산업과의 연관성이 높은 석유화학업계도 무리한 NDC 설정이 산업계 전체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기영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2030년까지 획기적으로 탄소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폐플라스틱 수거·선별 시스템의 안정적 구축과 탄소배출권 인정 등 맞춤형 지원 제도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반도체업계도 추가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어려운 상황임을 호소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협회 전무는 “반도체업계는 1997년부터 세계반도체협의회(WSC)의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 따라 탄소배출 감축 설비와 장비를 도입해 왔다”며 “추가적인 감축 잠재량은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의 대규모 투자를 고려해 2030년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8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그는 “2030년 탄소 감축목표는 그대로 두더라도 기술 개발 기간을 고려해 연도별 감축목표는 완만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박호정 고려대학교 교수 역시 자국 제조업을 보호·육성하고 기후 복원력을 강화하는 방향의 정책을 추진하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사례를 소개하며 상향된 NDC를 달성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탄소중립과 NDC 목표 상향 조정은 현실적인 기술 로드맵에 맞춰 한국의 잠재 GDP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13회 산업발전포럼 겸 제4회 온라인 세미나가 30일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사진=포럼 생중계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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