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북가좌6구역을 DL이앤씨에 내주면서 서울 서북부 지역에 롯데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롯데건설이 인근에 위치한 '강북 재건축 최대어' 성산시영 시공권 확보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북가좌6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지난 28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개최했다. 전체 조합원 1198명 중 1124명이 투표에 참여해 총 633표를 받은 DL이앤씨가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롯데건설은 강북 최초로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제안하며 공을 들였으나 시공권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자존심을 구기게 됐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북가좌6구역에 '르엘'을 내세워 롯데쇼핑, 롯데호텔의 최고급 이미지와 일관성 있는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었다.
이 때문에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롯데건설이 인근 또 다른 대규모 정비사업지인 성산시영에 재도전할 것이란 시선이 지배적이다. 롯데건설은 한강 조망권, 분양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시하는데, 이번만큼은 빼앗길 수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성산시영은 총 3710가구로, 서울에서 추진 중인 재건축 단지 중 넷째로 가구수가 많다. 북가좌6구역(1970가구)과 비교해도 2배가량 큰 규모다.
단지 내 아파트 동 간 간격이 넓어 평균 용적률이 145% 수준에 불과하고, 15층 이상에서는 한강 조망이 가능해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지하철 6호선 등이 지나가는 마포구청역·월드컵경기장역·DMC역 세 곳이 모두 도보 10분 이내에 위치해 교통 접근성도 뛰어나다.
성산시영은 지난해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2차 정밀안전진단)를 최종 통과했으며, 연말 정비구역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공사 선정은 이후에 진행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강북권에서는 처음으로 북가좌6구역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시할 정도로 마포구는 그룹 시너지를 위한 거점으로 꼽히는 곳"이라며 "롯데그룹이 상암동 일대를 잠실에 이은 제2의 투자 사업지로 여기고 있는 만큼 '롯데타운'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성산시영 시공권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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