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31일 서울시청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 입증을 위한 물적 증거 확보가 목적이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시청 도시계획국에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시민단체 고발로 이뤄졌다. 고발 주체인 시민단체는 지난 4월 초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오 시장이 후보자 시절 토론회에 나와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사유를 밝혔다.
오 시장은 "파이시티 사건은 본인의 서울시장 재직 시기와 무관한 것이다. 본인은 관여한 바 없다"고 발언했다.
쟁점은 오 시장이 과거 재직 시절 도시계획위원회와 건축위원회 심의가 통과되는 등 제반 사항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정이 있는데도 재직 기간 중의 인허가 사실을 부인하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하는지다.
서울시는 경찰의 전격 압수수색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과잉수사라고 비판했다. 이창근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야당 서울시장에 대한 과도한 과잉수사, 정치수사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지난 4·7 재보궐 선거 당시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에서 '제 재직시절에 서울시 관계되는 사건은 아닐 겁니다'는 발언은 과거의 기억에 의존한 답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두고 공직선거법 허위사실공표 위반이라는 수사 사유를 내세워 마치 엄청난 범죄행위가 있었던 것처럼 전격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은 과잉수사이자 야당 광역자치단체장에 대한 과대 포장수사"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 역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분명한 사실관계는 파이시티 개발의 시설규모 결정 등 도시계획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와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친 것"이라며 선거법 위반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번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 당시 민주당에서는 "2009년 11월 정확히 오세훈 시장 임기 시절 건축 인허가가 나왔다"며 오 후보의 답변을 '거짓말'로 규정하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파이시티' 사업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기간 추진된 사업으로, 당초 양재동에 화물터미널을 조성하려 했으나 대규모 점포, 업무시설을 들일 수 있도록 서울시가 길을 터주면서 특혜 시비가 붙었다.
백화점과 업무시설 용도 변경이 2006년 이 전 대통령과 2008년 오 시장 재임 당시 이뤄졌고 해당 사업이 추진됐다. 하지만 결국 파이시티는 과도한 차입금 문제로 2011년 1월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당시 오 시장 최측근이던 강철원 비서실장은 파이시티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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