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아시안리뷰(NAR)는 일본 모바일 기기 조사 업체 포말하우트테크노솔루션(이하 포말하우트)와 함께 화웨이의 메이트40E를 분해한 결과 중국산 부품이 60% 가까이 늘어났다고 지난 31일 보도했다.
메이트40E는 지난 3월 화웨이가 출시한 5G 스마트폰이다. 직전 모델은 지난 2019년 9월 출시된 메이트30인데 메이트30의 중국산 부품 비중이 30%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반 만에 화웨이의 국산 부품 비율이 2배로 늘었다는 것이라 주목된다.
삼성전자 유기전계발광 디스플레이 中 BOE 제품으로 대체해
포말하우트에 따르면 메이트40E의 한대의 제조 비용은 메이트30과 거의 동일한 367달러(약 42만5000원) 가량이다. 이중 중국산 부품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6%다. 이런 증가세는 주로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를 중국 BOE가 대체한 것이 가장 영향이 컸다. 화웨이는 메이트40E 출시 이전 스마트폰에 삼성전자의 유기전계발광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었는데 이를 모두 BOE제품으로 바꿨다. 미국 디스플레이 산업 컨설팅 업체 DSCC의 다무라 요시오 아시아대표는 “BOE는 삼성보다 2년 정도 기술이 뒤져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BOE의 부품 사용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시오 미나타케 포말하우트 대표는 “이번 분해 작업을 통해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한 후 화웨이의 중국산 부품 조달이 더욱 빠르게 진행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미리 비축한 미국산 부품 비중도 늘어
주목되는 점은 미국산 부품의 비중도 소폭 늘었다는 것이다. 메이트40E의 미국산 부품 비중은 5.2%에 불과했지만, 이는 메이트30의 2.6%에 비해 증가한 것이다. 종류도 기존 2종에서 6종으로 늘었다.다만 미국이 가장 예민하게 여기고 있는 5G네트워크와 호환되는 미국산 부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포말하우트는 부연했다. 가시오 대표는 “메이트40E에 탑재된 미국산 부품은 화웨이가 미국 제재가 본격화하기 이전 축적해 놓은 물량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일본산 부폼 비중도 이전 24.5%에서 15.9%로 줄었는데, 이는 메이트30에서 사용됐던 도시바 메모리가 삼성 제품으로 교체된 영향이라고 분석됐다.
화웨이가 자국산 부품 비중을 크게 늘렸지만 비축했던 부품을 사용한 비중이 여전히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NAR은 “화웨이는 충분한 양의 스마트폰을 만들 수 없다”며 “중국 내 판매점에 5세대(5G) 스마트폰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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