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이트 바이오' 산업 美보다 3~4년 뒤져..."정부 정책지원 확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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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09-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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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화이트 바이오산업이 미국보다 3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트바이오 산업은 생명공학 기술이 접목된 친환경 화학·에너지 산업을 말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화이트 바이오산업 현황과 과제’를 분석하고, 세계 화이트 바이오산업 시장 선점과 우리나라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부의 예산 및 정책지원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어드로이트 마켓리서치(Adroit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세계 화이트 바이오산업 시장은 연평균 10.1% 성장해 2019년 2378억 달러(약 281조원)에서 2028년에는 약 5609억 달러(약 662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세계 반도체 예상 매출액 규모인 5509억 달러(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 8월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OECD는 2030년 세계 바이오경제에서 화이트 바이오산업의 총부가가치 비중(39%)이 레드 바이오(의약·의료), 그린 바이오(식품·농업·자원) 분야를 제치고 가장 클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한국의 상황은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2020년 기술수준평가’에 따르면 ‘친환경 바이오 소재’ 및 ‘바이오 및 폐자원 에너지화’ 등 화이트 바이오산업 관련 핵심 기술의 경쟁력은 미국 대비 각각 3년, 4년의 격차가 있다. 유럽연합(EU), 일본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며 미국의 경쟁력을 100으로 볼 때 78~85%에 불과하다.

화이트 바이오 기술 관련 특허 및 논문의 피인용 건수로 산출한 영향력 지수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바이오 소재 기술의 경우 2013~2017년 우리나라의 특허 영향력은 0.7에 그쳐 미국(2.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2014~2019년 논문 영향력(7.9)도 EU(10.3), 미국(10.2)에 비해 낮았다.

친환경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시하는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춰 주요국들은 화이트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바이오프리퍼드(Biopreferred)’ 프로그램을 통해 연방정부가 앞장서서 바이오매스 기반 제품을 우선 구매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인지할 수 있는 바이오 인증제와 라벨을 도입하는 등 바이오 제품 사용 촉진 제도를 시행 중이다.

프랑스는 지난해 2월에 제정한 ‘순환경제를 위한 폐기물 방지법’에 기반해 204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재활용 및 재사용 플라스틱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20~2022년에 2억 유로(약 2692억원)를 투입하는 등 순환경제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일본은 2019년 5월에 ‘플라스틱 자원순환 전략’을 수립하고, 2050년까지 중장기 바이오플라스틱 도입 로드맵을 마련했다. 2035년 폐플라스틱 재활용률 100%를 목표로 해양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화이트 바이오산업 활성화 전략’ 등을 발표하고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 형성 초기 단계로 불확실성이 높아, 민간의 화이트 바이오 R&D에 대한 세제지원을 포함한 인센티브 설계와 제품의 실용화 및 사용 확대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화이트 바이오산업은 국가 친환경 경쟁력의 기반으로 중요성이 크지만, 기술 수준이 취약하고 R&D 불확실성이 높아 정부의 정책지원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바이오와 화학 분야의 융합 인재를 양성하고, 화이트 바이오 신기술의 신속한 실용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국내시장 활성화 방안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전국경제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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