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세계처럼 사회·경제적 활동이 가능한 가상공간인 메타버스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게임, 엔터테인먼트, 음악뿐만 아니라 채용 설명회, 지역 명소 구현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이에 국내 주요 IT·게임사들은 메타버스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대면 시대가 길어질수록 메타버스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늘고, 더 많은 활동이 메타버스 내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넥슨은 최근 하반기 인턴 채용에 앞서 메타버스로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넥슨이 서비스하는 최장수 PC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의 게임 맵과 넥슨 사옥을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 구현했다. 구직자들은 이곳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생성해 넥슨의 인사 담당자나 엔지니어, 사업개발, 게임기획 등 직군별 대표 직원들과 만나 비대면 상담을 진행하고 궁금증을 해결했다. 넥슨 주요 게임에 관한 아트 전시, 사회공헌 활동, 신작 게임 정보를 보여주고, 사내 카페와 어린이집을 둘러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비대면 상담, 소통 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가 메타버스로 구현되는 새로운 시도도 나타났다. 서울시 용산구는 중개업소 100여곳을 360도 VR(가상현실)로 촬영해 메타버스 플랫폼에 올릴 계획이다. 비대면 상담뿐만 아니라 각종 부동산 정보도 제공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자 주요 명소를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구현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충남 논산시는 탑정호 출렁다리를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내에 구현할 계획이다. 탑정호 출렁다리는 논산시가 158억원을 투입해 만든 600m 길이의 다리로 지난 7월 개통됐다. 부산시 또한 VR, 증강현실(AR) 기술을 태종대 전망대, 벡스코 같은 대표 관광지에 접목해왔다. 벽화마을로 유명한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에는 VR·AR 멀티 체험관을 열었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체험관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Z세대의 전유물이던 메타버스가 분야를 넘나들며 각광받자, 이 시장에 투자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넷마블은 최근 손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진출했다. VR플랫폼을 개발하고, 가상 아이돌 등 게임과 연계된 메타버스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컴투스는 최근 메타버스 기업 위지윅스튜디오의 최대 주주에 오르고 경영권을 인수했다. 컴퓨터그래픽·시각특수효과(CG·VFX) 기술을 보유한 이 회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승리호’를 제작한 회사로 유명하다. 네이버는 월 이용자 수 2억명을 넘어선 제페토를 통해 이미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반열에 올랐다. 이에 구찌, 디올 같은 해외 명품 브랜드와 스타벅스 등의 주요 브랜드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될수록 메타버스가 단순 콘텐츠 제공 수단을 넘어 사회적 연대, 소속감을 느끼게 하면서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상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게임부터 일상, 산업까지 메타버스 적용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 사람들은 메타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현실의 더 많은 경제, 사회적 활동들이 가상과 연결되거나 융합하는 메타버스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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