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환 신임 국가인권위원장이 기존 인권 관련 제도 정비와 함께 인권위 독립성·기능·역할 강화를 강조했다.
송 위원장은 6일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한국사회는 인권위 설립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상당한 변화와 발전을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그는 "설립 20주년을 맞이한 인권위가 새로운 20년 기틀을 만들어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며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 심화된 성 평등 이슈, 사각지대 노동인권 등 새롭고 논쟁적인 인권 과제도 포섭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 법안이 발의된 평등법, 군 인권보호관 도입을 위한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 법무부와 공동발의 예정인 인권정책기본법 등 입법을 마무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971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송 위원장은 사법연수원 12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그는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이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대북송금 특별검사, 중앙인사위원회 비상임위원, 인권위 장애차별조정위원회 조정위원과 정책자문위원회 자문위원, 헌법재판소 재판관,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송 위원장은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재판에 변호인단으로 참여하면서 수임료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인사청문회를 통해 알려지면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다음은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취임사 전문.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위원님, 직원분들을 비롯한 모든 구성원 여러분! 제가 오늘부터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일하게 되어 첫인사를 나누게 되니, 매우 기쁘고 반가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함께 봉직할 국가인권위원회가 태생부터 매우 특별한 기구라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민주화와 인권 증진을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과 수년에 걸친 인권시민사회단체의 노력, 그리고 정부의 의지와 국제사회의 요구가 한데 어우러져 2001년 출범하였습니다.
출범 초기 국가인권위원회는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 볼 때 다소 낯선 존재로 비쳐지기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입법·사법·행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기구라는 것을 설명하기 쉽지 않았던 시간도 있었고, 인권위원회의 결정이 현실을 너무 앞서 간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가운데서도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년간에 걸쳐 인권침해나 차별행위를 조사하여 권고하고, 인권의 기준과 목표할 방향을 제시하고, 정부부처와 지자체의 업무 추진 과정에서 인권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도록 애쓰고, 인권교육을 통하여 인권의식이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그리하여 지금은 우리 삶의 전반에서 인권을 얘기하게 되었고, 사람들이 부당한 일을 겪었다는 생각이 들면 인권위원회를 먼저 떠올리고 찾게 되었습니다.
‘한국사회는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상당한 변화와 발전을 만들어냈다고 봅니다. 지난 20년간 이만큼의 성취를 만들어내기까지 헌신하셨던 역대 인권위원장님을 비롯한 인권위원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각각의 위치에서 묵묵히 애써온 모든 구성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낌없는 격려를 보냅니다.
그런데 우리 인권위원회는 간단치 아니한 새로운 도전과 과제들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앞에는 기존의 인권 과제에 더하여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의 문제, 심화된 성평등 이슈, 사각지대의 노동인권, 혐오차별의 문제, 코로나19 등 재난상황과 AI, 디지털 경제 가속화 상황에서의 인권문제 등 새롭고 논쟁적인 인권 과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우리 인권위원회는 금년에 설립 20주년을 맞이하여 그간의 위원회 활동이 설립 당시의 바람을 충분히 담아냈는지 점검하고, 보완, 개선할 방책을 수립하여 새로운 20년의 기틀을 만들어야 할 시점에 서 있습니다만, 위와 같이 새롭게 대두되는 인권과제까지 모두 포섭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지 않으면 아니 되겠습니다.
이러한 여러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기존 인권 관련 제도의 정비와 함께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과 기능, 역할의 강화가 필요하여, 현재 추진 중인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을 잘 마무리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인권위원회가 오랜 기간 노력하여 국회에 법안이 발의되어 있는 평등법, 군인권보호관 도입을 위한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 국가인권위원회와 법무부가 공동발의할 예정인 인권정책기본법 등 입법과제를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한편, 우리의 숙원이었던 인권교육원이 올해 설계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인권교육원이 차별예방과 인권존중 환경 조성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그 형식과 내용의 설계부터 잘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다른 한편,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회가 담당할 역할과 임무도 수행해내야 할 것이므로, 단지 국제인권규범의 국내적 이행이라는 역할을 넘어서 대한민국이 세계 보편의 인권 증진에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한 활동도 지속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상 말씀드린 여러 과제들 중 어느 하나도 가볍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인권위원회는 사람이 존중받는 세상을 열망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열정의 결과물로서 우리에겐 이것을 소중히 지키고 키워야 할 사명이 있기 때문에, 우리 앞에 놓인 과제들을 어쩔 수 없이 정면으로 마주하여 완수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과제들의 수행이 인권위원회 위원장 한 사람의 각오와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저는 물론 우리들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 인권위원회의 구성원 모두가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 공동체, 즉 이른바 '원 팀'이라는 것을 인식하고,격의 없이 허심탄회한 자세로 대화하고 소통하며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치면 어떤 어려운 과제도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인권위원님들을 비롯한 우리 인권위원회 구성원 여러분들과 함께 인권시민운동에 진력하시는 위원회 외부의 많은 분들과 넓게 소통하고 협력하여, 인권위원회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사람 세상을 만들기 위한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인권위원회의 모든 구성원들께서 저의 이러한 뜻에 힘과 지혜를 모아 함께 해주시기를 이 자리를 빌어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최근 코로나19 등 여러 여건이 엄중한 상황에서 위원회의 모든 구성원과 가족 여러분의 건강, 건승하심을 진심으로 기원하면서 첫 인사의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9월 6일,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송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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