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공산당의 전방위 규제로 중국 리스크를 우려하는 외국인의 투자를 장려하는 한편, 자국 자본시장의 고도화 발전을 위한 조치로 풀이됐다.
◆증감회 1, 2인자 공개석상에서 잇달아 자본시장 개방 강조
지난 6일 이후이만(易会满)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은 세계거래소연맹 연차총회 개막식에서 해외 기관·투자자의 중국 투자를 장려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 자본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다 공정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조치도 함께 언급했다.
이는 △중국 본토와 홍콩 주식시장을 연결하는 후강퉁·선강퉁 제도 확대 △상하이와 런던 주식시장을 연결하는 후룬퉁 제도 확대 △해외 증권 규제 기관과 협력 확대 △중국(홍콩 포함) 증시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한 우회 상장 허용 검토 등 조치다.
이 주석은 “전 세계 자본시장이 통합 발전하는 추세에서 개방과 협력은 불가피하다"며 "자본시장의 제도적 개방은 굳건한 중국 개혁·개방의 축소판"이라고 강조했다.
이 주석의 이날 발언은 지난 4일 팡싱하이(方星海) 증감회 부주석의 발언과 맥을 같이한다. 팡 부주석도 당시 중국국제금융연례포럼에 참석해 중국 시장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시사했다. 그는 “중국 증권과 선물 시장에 투자하려는 외국 자본의 통로를 확대하고 중국 내 외국 기관들의 위안화 표시 '판다 채권’ 발행을 촉진할 것”이라며 “금융 선물 시장 개방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中 규제 강화 속 자본시장 개방 계속··· 글로벌 국부펀드 투자도 여전
증감회 고위 관계자의 자본시장 추가 개방 의지는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투자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 정부는 최근 민간 기업들과 연예계, 교육업체 등을 포함해 광범위한 업종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게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중국 기업이 미국에 상장할 때 필요한 요건을 강화하고, 이미 상장된 기업에 대한 규제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중국증시를 향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맥을 못추면서, ‘패닉 셀(공포 투매)’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중국 증권 당국이 자본시장 개방 확대를 강조하고 나선 이유다.
사실 중국은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도 자본시장 개방은 지속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금융·보험증권 시장 지분 제한을 철폐한 바 있고, 외국 투자자들의 투자 절차도 간소화했다.
글로벌 국부펀드가 중국 투자 비중을 줄이지 않고 있는 이유다. 로이터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인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전체 투자액의 4.5%를 중국과 홍콩에 투자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도 지난 6월 디디추싱의 미국예탁증서 3300만주를 매입했다.
이외에 다수 국부펀드가 최근 주가 하락을 겪고 있는 알리바바와 중국 사교육업체 신둥팡의 지분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장기 투자 전망을 감안할 때 글로벌 국부펀드들이 중국 투자에서 손을 뗄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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