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마찬가지로 팬데믹 이후 통화완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왔다. 그러나 최근 실업률이 하락하고 물가가 상승하면서, ECB의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경제 지수가 회복되면서 통화완화적 지원 정책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일부는 이번 위기는 아직 극복되지 않았으며, 다른 위기와는 다른 보건적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의 지원을 줄이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거의 10년간 인플레이션은 목표치를 밑돌았다. 이같은 경험치를 기반으로 할 때 지원책이 급격하게 줄어들 경우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빠져나갈 우려도 있다. 중앙은행의 지원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경기 회복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ECB의 긴급자산매입프로그램(PEPP)은 내년 3월 종료될 예정이다. ECB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지속되면서 ECB 자산매입 규모를 빠르게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유로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로 10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졌다. 월간 평균 매입액만 800억유로에 달하는 PEPP는 종료 전 월 600억 유로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바클레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ECB가 4분기 PEPP 감소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거시적 배경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성장과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중요한 것은 ECB의 테이퍼링 메시지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니크레딧의 경제학자 마르코 발리는 "우리는 ECB의장 크리스틴 라가르드가 PEPP 흐름 감소가 테이퍼링 신호가 아니라 기술 조정을 의미한다는 것을 시장에 설득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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