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이 8주 연속 최고 상승률을 이어갔다. 정부의 공급대책과 기준금리 인상, 대출 옥죄기가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했다는 분석이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40%로, 4주 연속 상승폭을 유지했다. 주간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2년 5월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수도권은 지난달 중순부터 8주 연속(0.36%→0.36%→0.37%→0.39%→0.40%→0.40%→0.40%→0.40%) 최고 상승률을 경신하거나 같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개발 기대감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된 영향이다. 여기에 정부가 공급 시그널을 주기 위해 부랴부랴 발표한 신규택지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며 수도권 집값을 끌어올렸다.
서울도 지난주에 이어 0.21%로 상승폭을 유지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우려 등으로 거래량은 소폭 감소했으나 지역별 인기단지의 신고가 거래와 전세가격 상승, 매물부족 영향 등으로 상승세는 지속되는 모습이다.
매매 시장이 불안한 양상을 유지하면서 전세 시장도 불안한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수도권(0.25%→0.25%)과 서울(0.17%→0.17%), 지방(0.15%→0.15%) 모두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30 '패닉바잉' 여전··· "지금이 가장 싸다"
정부가 '패닉바잉'을 막기 위해 신규 공공택지를 발표한 데 이어 청년층을 위한 청약제도를 개편했지만, 실제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8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평균 2030만원으로 2019년 말(1466만원) 대비 38.5% 올랐다. 전국 평균가격이 2000만원대를 넘어선 것은 2013년 4월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서울 3.3㎡당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4569만원으로 올해에만 13.09% 올랐다. 2015년 5월 처음 2000만원을 돌파한 이후 3000만원(2018년 9월)까지 3년 4개월이 걸렸지만, 4000만원 돌파(2020년 12월)까지는 1년 3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패닉바잉을 주도하고 있는 건 20~30대다. 청약의 높은 벽에 막힌 청년층은 서울 외곽의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입자 연령대별 현황을 보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 4646건 가운데 30대 이하 거래는 2082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거래량의 44.8%다.
자금력이 부족한 이들은 주로 저가 아파트 매수에 집중하고 있다. 강서구에서 전체 거래 366건 가운데 56.8%(208건)를 30대 이하가 매입했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아파트여도 매매량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매맷값이 치솟고, 청년층이 인근 지역의 '패닉바잉'에 가세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며 "정부 대책에도 매매가 이어지는 것은 앞으론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불안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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