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5대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제16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2억1600만원)이 최종 4라운드를 남겨두고 있다.
대회장은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 북·서 코스(파72·6689야드)다. 이곳은 2013년 유러피언 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에 출전했던 선수들(히메네즈, 스콧, 폴터 등)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높은 난도를 자랑한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토양은 매우 습하고, 그린 스피드는 3.15m(1라운드), 3.1m(2라운드), 3.3m(3라운드)로 빠르다.
티잉 그라운드에는 11㎜의 켄터키 블루가 깔려 있다. 페어웨이도 켄터키 블루(12~14㎜)다. 러프는 켄터키 블루와 페스큐로 80㎜다. 그린은 2.8㎜의 벤트 그라스, 에이프런과 러프는 켄터키 블루로 각각 11㎜와 40㎜다.
선수들이 헤매는 부분은 러프(80㎜)다. 러프에 들어가면 버디 할 확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1라운드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출전한 108명 중에서 15명이 언더파를 적어냈다. 성적이 가장 좋았던 선수는 4명(최예림, 장하나, 서연정, 김효주)이다.
2라운드부터는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줄었다. 15명에서 9명만이 언더파를 기록했다. 더 높아진 난도에 오버파가 속출했다. 18홀 동안 14오버파를 기록한 선수가 나올 정도다.
2라운드 결과 '커트라인(합격선)'은 8오버파 152타로 설정됐다. 그 결과 64명이 통과했고, 34명이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1라운드 종료 후 3명(조혜림, 임은빈, 김현수)이, 2라운드 종료 후 5명(박결, 이다연, 박서진, 김송연, 이승연)이 기권했다. 컷은 2명(김초연, 강지선)이다.
64명이 3라운드 무빙데이로 향했다. 무빙데이도 만만치 않았다. 언더파의 수는 적고, 오버파 수는 많았다. 최대 10오버파를 기록하는 선수도 나왔다.
깃대 위치가 모두 그린 외곽에 자리했다. 왼쪽과 오른쪽에서 아무리 멀어봤자 10야드 안쪽이다. 대부분 벙커 옆이나 해저드 근처다. 공략에 신중함과 긴장감을 더하는 부분이다.
전날 밤 메이저대회에 걸맞게 10위 안에는 걸출한 선수들의 이름이 올랐다. 장하나, 이정민(이상 29), 김효주(26), 최혜진(22), 김소이(27), 박현경(21), 박민지(23), 이예원(18), 오지현(25) 등이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고, 난도를 봤을 때 10위 밖으로 밀려난 선수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장하나는 대회 중 "코스가 어렵지만, 지난해보다 러프가 길지 않은 것 같아서 좋은 성적이 나고 있다. 그린도 잘 받아줘서 버디 기회를 만들고 있다"며 "퍼트와 아이언 샷감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 하이원대회 때 미끄러져서 부상이 조금 있다. 병원에서 치료도 받았는데 아직 불편하다. 쉬어야 좋아질 텐데 쉴 수 없으니 테이핑을 하고 최대한 버티고 있다. 무리하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김효주는 "한 달 넘게 쉬다가 오랜만에 대회에 나와서 감이 없을 줄 알았다"며 "걸으면서 라운드하다 보니 몸에 피로도가 올라왔다. 케어를 잘 받고 컨디션 조절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블랙스톤 골프장은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걸 또 한 번 느꼈다"고 덧붙였다.
박민지는 "러프가 굉장히 길다. 페어웨이 적중률을 높이면 언더파를 만드는 게 조금 수월해질 것 같다. 두 번째 샷도 안전해야 할 때와 공격적이어야 할 때를 잘 구분해서 플레이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먼지에서 먼짓덩어리가 됐다. 다른 선수들과 플레이해 보니 다시 먼지가 된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예원은 올해 프로로 전향했다. 점프 투어와 드림 투어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정규 투어 둘째 날 깜짝 선두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보다 거리가 늘었다. 퍼트가 좋아지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경험을 쌓고 있다. 프로로 전향한 만큼 좋은 성적을 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몸을 찌웠다. 웨이트도 하고 대회 없을 때 많이 먹었다. 지난해보다 6~7㎏ 정도 쪘다. 목표는 예선 통과였다. 이제는 예선을 통과했다. 잘 마무리해서 상위 10위 안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고난과 역경을 헤치고 우승한다면 16회 우승자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된다. 김효주가 우승한다면 3번째 우승이다. 김효주는 2014년과 지난해(2020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장하나는 2012년에 이어 9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을 노린다.
'코스 레코드(한 라운드 최저타)'는 2016년과 2017년 우승자 김해림(32)이 보유한 64타다. 올해 1~3라운드에서는 아직 이 기록이 깨지지 않았다.
'최소타' 기록은 이보미(33)가 2010년 세운 19언더파 269타다. 점수 차이가 커서 이번 대회에서 깨지기는 힘들어 보인다.
최다 출전과 최다 컷 통과 기록은 홍란(35)이 보유하고 있다. 그는 전날 3번 홀(파4)에서 샷 이글을 기록했다.
역대 홀인원은 15번 나왔다. 2019년부터 올해 3라운드까지는 홀인원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한편, KB금융그룹은 이 대회에 디지털, 친환경·사회적 책임경영·지배구조 개선(ESG), 지역 상생 등을 곁들였다.
디지털은 메타버스를 통한 랜선 응원, 인공지능(AI) 로봇을 활용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경기력 향상을 위한 트랙맨 설치, 디지털 LED 광고(17번 홀) 등이 마련됐다.
ESG는 친환경 캐디 조끼(캐디빕) 배포, 재활용 조형물(13번 홀), 친환경 페인트와 친환경 인테리어 필름 적용, 친환경 협찬(친환경 차량 등), 종이 사용 최소화와 플라스틱 사용 금지 등을 실천하고 있다.
지역 상생은 채리티 존 운영(5·17번 홀), 제2의 인생 프로그램(시니어 바리스타), 경품으로 지역(이천시) 특산물 활용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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