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38분, 오른쪽 측면에서 공이 올라왔다. 황희찬(25)은 수비수 사이에 자리를 잡고 기회를 기다렸다. 바로 공이 오지는 않았다. 다른 선수의 슈팅 이후 빈 골대 앞 황희찬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힘껏 발을 뻗었다. 공이 수비에게 막혔다. 이렇게 첫 득점이 날아가나 했다. 그러나, 튀어나온 골을 다시 넣었다. 골망이 출렁였다. 데뷔전에서 득점에 성공하는 순간이다.
관중이 그의 모습을 따라 환호했다. 두 팔을 벌려 승리를 만끽했다. 황희찬은 환호를 따라 걸었다. 늑대들이 한 대 뒤엉켰다. 사냥에 성공한 새끼 늑대를 얼싸안았다. 황희찬이 늑대 군단과 하나가 됐다.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와 왓퍼드의 경기가 11일(현지시간) 영국 왓퍼드에 위치한 비커리지로드에서 열렸다.
지난달 30일 라이프치히(독일)에서 울버햄프턴으로 임대 이적한 황희찬은 이날 데뷔전을 치렀다. 후반 38분 쐐기 골을 꽂으며 울버햄프턴에 2-0 승리를 안겼다. 후반 18분 데뷔해, 20분 만에 데뷔골을 넣었다.
유럽 무대 1년 3개월 만에 터진 득점이다. 이 득점으로 황희찬은 브루누 라즈(포르투갈) 감독의 마음에 자리 잡았다. 라즈 감독은 "선수들과 훈련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프리 시즌을 1~2주 밖에 치르지 못했다"며 "황희찬에게 우리의 공격과 수비 방식을 비디오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라즈 감독은 기대에 부풀어 있다. 그는 "황희찬이 좋은 출발을 했다. 우리와 함께 좋은 미래를 함께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울버햄프턴은 상대의 자책골에 힘입어 앞서나갔다. 후반 27분 측면에서 올라온 공이 왓퍼드 소속 프란시스코 시에라타(칠레)의 머리를 맞고, 왓퍼드 골문으로 들어갔다.
이로써 울버햄프턴은 2-0 승리를 거뒀다. 1승 3패로 승점 3을 쌓아 13위에 위치했다. 왓퍼드도 1승 3패 승점 3이지만, 골득실에 따라 15위에 그쳤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득점에 성공한 황희찬에게 두 번째로 높은 점수인 7.6을 줬다. 점수가 가장 높은 선수는 울버햄프턴 소속 아다마 트라오레(스페인)로 8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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