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위한 신사업 발굴과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
롯데쇼핑이 한샘을 품게 되면서 지난 7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VCM(사장단 회의)에서 밝힌 비전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10일 한샘 지분 인수를 위해 인수 주체인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의 경영참여형 PEF에 단일 투자자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이 9일 이사회를 열고 IMM PE의 PEF에 2995억원 출자를 결의, 출자확약서를 제출한 지 하루 만이다.
IMM PE는 지난달 한샘의 최대주주인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외 특수 관계인 7인의 지분(30.21%)과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한샘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샘이 제시한 매각가는 1조5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은 이번 투자로 한샘의 최대주주 외 지분 30.21% 중 약 6%를 확보하게 됐다.
롯데 입장에서는 국내 홈 인테리어 업계 1위인 한샘 인수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하이마트, 롯데건설 등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샘은 지난해 업황 호조 등으로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21.7%에 달한다.
최근 경쟁사들이 홈 인테리어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리바트(현 현대리바트), 2018년 한화L&C(현 현대L&C)를 잇따라 인수했다. 신세계그룹 역시 2018년 까사미아(현 신세계까사)를 인수했으며 이번 한샘 인수전에도 참여 여부를 막판까지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한샘은 홈 인테리어 업계 1위 기업으로 풍부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어 상품·콘텐츠·집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가 기대돼 출자를 결정했다"며 "향후 상품 경쟁력 강화 및 차별화된 공간 기획, 콘텐츠 개발 등에 도움이 되고 하이마트, 건설 등과 협업으로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롯데는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신사업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롯데는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다양한 신사업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6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인터파크, 다나와와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 등 시장에 매물이 나올 때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이와 함께 지난달에는 신 회장 직속 롯데지주 경영혁신실 산하에 헬스케어팀과 바이오팀을 만들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계열사 롯데케미칼을 필두로 한 수소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까지 약 4조4000억원을 친환경 수소에 단계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을 내놨다. 해당 시점까지 국내 유통 수소 30%를 책임지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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