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헝다, 파산설 부인했지만.. 계속되는 디폴트 위기

헝다 "어려움 직면한 것 사실이지만 정상 운영 위해 노력 중"

자산관리 상품 지급불능사태에 대안도 내놨지만 투자자 우려 ↑

1년 내 만기 도래 하는 부채만 43조... 총부채는 353조 달해

헝다그룹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3대 부동산 재벌 중 하나인 헝다그룹(中國恒大)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자회사인 헝다자산관리가 판매한 재테크 상품이 지급불능 사태에 휘말리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파산설까지 흘러나왔다. 헝다는 이를 즉시 부인했지만 수백조원에 달하는 빚더미의 무게를 감당하긴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4일 중국 제몐 등 다수 매체에 따르면 헝다는 전날 성명을 통해 최근 외신이 보도한 파산 및 구조조정 보도를 부인했다.

헝다는 성명에서 “헝다의 파산 구조조정 루머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회사가 전례 없는 어려움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헝다는 건설 중인 건물의 공사 재개와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헝다의 파산 가능성은 최근 자회사인 헝다자산관리의 상품 지급불능 사태가 빚어지면서 불거졌다. 헝다자산관리가 판매한 금융상품 만기가 도래했지만 투자금을 지급하기 어렵다는 소식이 확산되면서 우려가 커진 투자자 수백명이 지난 12일 헝다 사무실 앞까지 몰려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이에 따라 헝다자산관리 두량(杜亮) 대표는 이와 관련 “현재로서 자산관리 상품 400억 위안(약 7조2600억원) 규모를 한번에 지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러나 투자금을 할부로 지급하거나 오피스텔·아파트·건물 등 현물로 상환하는 방식 등으로 차차 투자금을 상환하도록 하겠다”는 대안을 부랴부랴 내놨다. 

이처럼 잇단 논란에 해명으로 급한 불을 껐지만, 헝다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워낙 부채 규모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헝다의 상반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헝다가 1년 안에 갚아야 할 부채는 2400억 위안으로 지난해 말보다는 28.5% 감소했다. 그러나 여전히 회사의 현금 보유액 868억 위안을 훨씬 초과한다. 게다가 헝다의 총 부채 규모는 1조9700억 위안으로 우리돈으로는 무려 353조5000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헝다가 각종 거래나 사업 과정에서 투자자나 계약 업체 등에 미지급한 금액도 사상 최고치인 9510억 위안에 달한다. 그만큼 헝다의 자금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아이리스 천 노무라 신용 애널리스트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헝다의 위기 극복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헝다가 디폴트 상황에 놓여 구조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편 헝다의 파산설 부인에도 14일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헝다의 주가는 전날에 이어 급락하고 있다. 이날 현지시간 오후 2시 50분 기준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 급락한 2.9홍콩달러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헝다자동차 주가 역시 전 거래일 대비 23% 이상 폭락한 3.9홍콩달러에서 거래 중이다.

헝다와 헝다자동차의 주가는 전날에도 각각 7% 이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