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암호화한 데이터를 해독하지 않은 채로 분석할 수 있는 '동형암호' 기술의 잠재력에 주목함에 따라, 향후 정부의 개인정보 보호·활용 연구개발(R&D) 방향에 이 기술이 반영될 전망이다.
개인정보위는 14일 '개인정보 톡톡릴레이' 자리에서 동형암호가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라는 점에 참석자들이 공감했고, 이같은 주요 의견을 개인정보 보호·활용 R&D 로드맵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형암호는 암호화한 데이터를 그대로 분석할 수 있어 그 과정에 데이터가 외부로 빠져나가도 유출 피해가 없는 신개념 암호로, 분석을 위해 암호를 해독해야 하는 기존 기술보다 안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개인정보 톡톡릴레이에는 동형암호·양자내성암호(PQC) 강소기업인 크립토랩의 천정희 대표와, '개인정보 보호·활용 기술개발 스타트업 챌린지' 수상기업 3사(컴트루테크놀로지, 데이타스, 센스톤) 대표들이 참석했다. 크립토랩은 PQC를 활용해 통신망 보안 강화를 추진 중인 LG유플러스로부터 지난달 지분투자를 받은 회사다. 이 4사 대표들은 개인정보 보호 기술 소개와 R&D 방향을 자유롭게 논의했다.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보호·활용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 신규 R&D 예산 30억원을 확보했고, 신기술 변화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와 안전한 활용을 지원하는 우수기술에 지속적으로 R&D 예산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톡톡릴레이 참석자들은 디지털전환 시대를 맞아 비대면 확산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 강화 정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고, 제도와 균형을 이루는 기술개발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초기 단계인 개인정보 보호·활용 분야 시장에 정책적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동형암호가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될 수 있도록 정부와 산업계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도 공감했다.
톡톡릴레이에 앞서 스타트업 챌린지 시상식이 진행됐다. 컴트루테크놀로지는 인공지능 기반으로 서류 중 개인정보가 포함될 확률이 높은 신분증, 주요 증명서 등을 자동 분류해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하는 기술을 제안해 최우수상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상을 수상했다. 데이타스는 가명처리 대상 식별, 재식별 위험 평가, 재현 데이터 생성 등 가명처리 과정을 지원하는 '개인정보 가명·익명조치 통합관리 기술'을 제안했고, 센스톤은 추가 인증수단 없이 사용자 인증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일회용 인증 코드(OTAC)'를 이용한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인증기술을 제안했다. 두 기업은 우수상인 한국인터넷진흥원장상을 받았다.
윤종인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개인정보의 실효적 보호 제도 마련과 함께 제도를 뒷받침하는 기술 개발과 보급·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 간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핵심기술을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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