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째 줄던 5대銀 달러예금 '반짝' 증가…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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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9-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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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예금잔액 전월 대비 0.5% 늘어

  • 수출호조에 기업계좌 결제대금 예치 영향

  • 달러 강세 장기화…개인투자자 매도 계속

  • 은행들, 외화 유동성 확보 위한 마케팅 나서

[아주경제 그래픽팀]

국내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이 두달 연속 60억달러 이상 감소했다가 이달 들어 소폭 반등했다. 수출 호조로 달러 대금이 기업 계좌에 쌓인 영향이다. 그러나, 여전히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원화 가치 하락)를 나타내자 개인은 달러 매도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차익 실현하는 개인들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때문에 은행들은 외화유동성 확보를 위해 달러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15일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달 31일 기준 달러예금 잔액은 모두 545억2900만달러로 나타났다. 전월과 비교하면 0.5% 가량인 2억5800만달러 늘었다. 그러나, 월별 잔액 기준으로 올해 정점이었던 5월 말(602억5600만달러) 대비해서는 약 9.5%인 57억2700만달러 감소했다. 고점을 유지하던 지난해, 올 상반기와는 대비되는 흐름이다.

5대 은행의 달러예금은 올 1월 말 503억6000만달러에서 5월까지 넉달간 월평균 24억7300만달러씩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매수세와, 달러 가격이 떨어질 때마다 개인과 기업이 '달러 사자'에 나선 게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5대 은행의 달러예금은 6월 말 557억2200만달러, 7월 말 542억7100만달러, 8월 말 545억2900만달러로 상반기 대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5월 말 달러당 1110원90전이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20일 1183달러50전까지 치솟은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달 20일을 기점으로 원·달러 환율은 1165달러~1170달러를 오가며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1년 8월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달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926억달러로 한 달 전에 비해 4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달러화예금은 기업의 수출대금 및 결제대금 예치 등 법인(9억4000만달러) 위주로 증가했으며, 개인은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2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현재 환율이 '고점'이라고 판단한 개인이 '팔자'에 나선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무역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수출량이 증가한 기업의 수출대금 및 결제대금 예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올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와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진자 증가, 인플레이션 급등 때문이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 이후 경제환경은 소비와 투자의 확장보다는 정체 내지 위축이 예상되기 때문에 원화 약세 전망이 우세하다"면서 "미국 고용지표보다 인플레이션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큰 시국인 만 큼 향후 달러가치의 강세 전환이 우세한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정유진 NH증권 연구원도 "평균 2%의 물가상승률이 미국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조건이기 때문에 테이퍼링 시점이 다가오면서 달러 강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영향으로 은행들은 적극적으로 달러 상품 이벤트를 쏟아내며 외화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비대면 기반 외환 거래 서비스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외환 거래 시간을 확대했다. NH농협은행은 추석을 맞아 다음 달 15일까지 비대면 외화 선물 서비스를 준비했다. SC제일은행은 미국 달러를 활용하는 자산관리의 중요성과 투자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웰쓰케어 웹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달러 판매는 수출입 송금, 환전 등 은행에 이익을 주는 주된 상품"이라면서 "외화 유동성 비율을 유지해야하므로 수신 빠지면 채워줘야 하기 때문에 달러 상품 마케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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