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일진그룹-①] 경영권 승계 마무리 시점에 발목 잡힌 일진그룹…계열사 지분구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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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기원·장하은 기자
입력 2021-09-2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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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일진홀딩스 등 일진그룹 계열사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전격 착수하면서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일진그룹 경영권 승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세청이 이번 세무조사에서 승계 절차를 마쳤거나 진행 중인 자녀 계열사 간 자금 거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은 슬하에 2남 2녀를 두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자녀 경영권 승계는 현재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있다. 허 회장은 지주사인 일진홀딩스와 일진머티리얼즈를 비롯, 그룹 내 알짜 회사와 그 계열사들을 자녀들에게 대부분 승계시켰다. 

허 회장은 크게 장남 허정석 부회장에게 일진홀딩스, 차남 허재명씨에게 일진머티리얼즈를 물려줬다. 장녀인 허세경씨와 남편 김하철씨는 일진반도체와 루미리치를 승계했다. 차녀 허승은씨와 남편 김윤동씨는 일진자동차를 받았다.

국세청이 이번에 세무조사에 착수한 일진그룹 계열사는 일진홀딩스·일진반도체·일진에스앤티·일진라이프사이언스로, 허정석 부회장과 허세경씨와 관련 있는 회사다.

일진홀딩스는 허 부회장이, 일진반도체는 세경씨가 최대주주다. 일진에스앤티와 일진라이프사이언스의 모회사인 일진지엘에스의 대표 역시 세경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일진그룹 지주사 일진홀딩스, 허정석 부회장에 넘어간 과정은?

이 중 단연 주목되는 곳은 일진홀딩스다. 일진홀딩스는 그룹 내 알짜 회사인 일진전기, 일진다이아몬드, 일진디앤코,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 등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는 지주사이기 때문이다.

올 6월 말 현재 일진홀딩스의 최대주주는 허 부회장으로 29.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허 부회장이 100%를 보유하고 있는 일진파트너스 지분 24.64%를 감안하면 53.76%를 보유, 과반의 지배력을 갖고 있다.

허 부회장은 2006년부터 일진파트너스와 일진홀딩스의 본인 지분을 꾸준히 확대했다. 동시에 2007년 본인 지분 100% 회사가 된 일진파트너스는 일진홀딩스의 지분을 늘리며 지배력을 확대해 갔다.

이 때문에 일진파트너스는 허 부회장 승계 과정의 주요 창구로 주목 받았다. 일진파트너스는 1996년 일진캐피탈이라는 사명으로 설립된 후 1999년 일진기술금융으로 사명을 교체했다. 2006년에는 일진캐피탈로 또다시 사명을 변경했다.

일진파트너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허 부회장이 일진파트너스(구 일진캐피탈)의 최대주주에 오른 시기도 2006년이다. 2005년 말까지는 일진전기공업이 61.8%로 최대주주였다. 일진다이아몬드와 허진규 회장은 각각 30.9%, 7.3%의 지분을 보유했다.

허 회장은 2006년 일진전기공업과 본인의 잔여 지분을 허 부회장에게 모두 넘겼고 허 부회장은 69.1%의 일진파트너스 지분을 보유,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이듬해인 2007년 허 부회장은 일진다이아몬드가 보유했던 잔여 지분도 모두 취득하며 일진파트너스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

이 시점부터 일진파트너스는 일진홀딩스의 지분 규모 역시 확대해 나갔다. 일진파트너스는 2007년 5.09%의 지분을 취득한 후 이듬해인 2008년 감자를 통해 9.3%로 지분을 늘렸다. 2013년에는 허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일진홀딩스 지분 15.3%를 전량 매수에 나서며 지분을 24.6%로 확대했다. 이로써 허 부회장은 일진파트너스의 지분을 포함해 일진홀딩스의 지배력을 과반 확보, 승계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일진반도체 등 허세경씨 관련사 3곳 세무조사 포함 '주목'

일진홀딩스와 함께 특별세무조사 대상이 된 일진반도체, 일진에스앤티, 일진라이프사이언스도 주목된다. 이들 회사는 모두 허세경씨와 관련된 회사로 조사 착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진반도체는 2019년말 현재 세경씨와 남편 김하철 루미리치 대표가 각각 34.2%, 8.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세경씨 부부는 일진반도체의 자기주식 비율을 지배력 확보에 적극 활용했다. 일진반도체는 2012년과 2013년 각각 100만주, 200만주 등 총 300만주의 자기주식을 취득해 자기주식 비중을 48.9%까지 늘렸다. 이에 따라 세경씨 부부는 합쳐 50% 아래의 지분으로도 일진반도체에 대한 공고한 지배력을 갖게 됐다.

또 다른 세무조사 대상인 일진에스앤티와 일진라이프사이언스도 세경씨 관련 회사다. 일진지엘에스는 일진에스앤티, 일진에스앤티는 일진라이프사이언스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허세경씨는 일진지엘에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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