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의 힘'...대한항공·한진칼, 등급 전망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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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기자
입력 2021-09-2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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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화물 운송 가격이 한진 그룹의 등급 전망도 끌어올렸다.

한국기업평가는 16일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의 신용등급도 'BBB'로 유지하는 동시에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올렸다.
 

화물부문의 매출은 가파르게 증가 중이다. [출처=한국기업평가]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며 여객 부문 매출이 급감했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별도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40%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3.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영업이익률이 0.9%p 상승했다. 화물 부문이 운임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도 밝다. 방역물품 등의 일시적 수요와 이에 기반한 화물부문의 초과이익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우였다. 지난해 화물 부문 매출은 4조2000억원으로 직전년 2조6000억원 대비 66.2%증가했다. 또한 올 상반기에도 2조90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52.9%가 늘어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항공 화물 운임도 꾸준히 상승 중이다. 대표적인 화물 운임 지수인 TAC 인덱스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지난 13일 기준으로 1킬로그램(kg) 당 10.98달러를 찍었다. 지난 3월 초 KG당 5.48달러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이는 전반적인 운임 가격 상승에 기인한다. 대표적인 해운 물류 지수인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SCFI)는 지난 17일 4622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가 시작하기 이전인 2020년 초 SCFI는 1000달러 내외였다.

화물부문의 수익성은 그룹 전체의 틀을 바꿨다. 여객 운송 부문은 '이벤트 리스크에 취약하다'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2018년부터 부정적인 이벤트는 매년 터졌다. 한·중, 한·일, 미·중 갈등이 불시에 터졌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가 여객 부문을 '올 스톱'시키기도 했다.

실적 변동성이 큰 가운데 항공기 리스, 항공기 구입 등으로 항공산업은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재무적 부담도 상당하다. 올해 유상증자 대금이 들어오며 부채비율이 293%까지 낮아졌지만, 대항항공은 지난해 말 별도 기준 부채비율이 634%에 이를 정도로 재무적 부담이 상당했다. 과거 영구채 발행으로 문제가 됐던 것도 항공 산업 특유의 리스크에 기인한다.

지광훈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사상 초유의 업황 침체로 글로벌 주요 항공사 대부분이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대한항공은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고 이익 규모도 당초 예상보다 크다"면서 "화물 부문의 견조한 이익 창출 기조가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을 상당 수준 완화했다"라고 평가했다.
 

[출처=한국기업평가]

아울러 그룹 전반적으로 진행 중인 왕산레저, 송현동 부지 등의 매각이 완료된다면 한 층 더 재무구조가 개선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유상증자와 사업부 매각 등으로 약 2조2000조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올 3월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금액인 1조8000억원을 크게 초과하는 3조3000억원을 유상증자를 통해 보충한 바 있다.

지 연구원은 "추가적인 자구계획과 공모채 발행 등 자본시장 접근성, 기간산업 안정화 자금 등 정책적 지원의 활용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업황 침체를 감내할 수 있는 재무 완충력을 확보했다"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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