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업계는 그동안 정부에서 허가받은 공식 사업자단체가 없었다. 업계를 대변할 협회 설립 시도는 수차례 있었지만, 번번이 분열하면서 공정위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업계 최상위권 업체인 프리드라이프와 보람상조가 통합협회 설립 관련 논의를 진행했지만, 초대 협회장을 누가 맡을 것인지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각각 한상협과 대상협을 조직해 별도의 협회를 만들었다. 한상협은 협회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박헌준 전 프리드라이프 회장이 이끌고 있고, 대상협은 김옥권 전 한강라이프 회장에 이어 전준진 JK상조 대표가 회장직을 맡고 있다.
업계 대변하는 협회...분열 속 역할 고민
두 협회 모두 설립 허가를 받았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선수금 규모만 1조원이 넘는 프리드라이프와 보람상조가 독자노선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의 입장을 하나로 대변해야 하는 협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의문은 지속해서 제기된다. 실제로, 한상협은 사단법인 설립 허가 이후 9개월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조직 구성 또한 대관 업무나 언론 대응, 상조업계 이미지 개선을 위한 마케팅 등 대외활동을 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있다.업계가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680만 가입자와 6조6600억원에 달하는 선수금이 모인 하나의 산업군으로 자리 잡은 만큼 두 협회가 사업자단체로서 뚜렷한 역할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결국 한상협과 대상협이 통합하지 못하고 별도로 운영하게 됐는데, 사실 협회의 실질적인 역할을 기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며 “장기적으로는 두 협회가 협력하면서 업계 전체를 위한 활동을 추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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