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원 뇌물수수…드라마로도 제작
중국신문망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23일 구이저우성 구이양시 중급 인민법원은 1심 재판에서 위안런궈 전 마오타이그룹 회장에게 전 재산 몰수, 정치권 종신 박탈과 함께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그간 뇌물로 취득한 재산도 추징해 국고로 회수된다. 법원은 1심 판결에서 위안런궈가 1994년부터 2018년까지 마오타이 공장장, 총경리, 부회장,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직무상 편의를 악용해 마오타이 주류 판매권, 대리점 경영권, 술 공급량 등 방면에서 부패를 저질러 1억1290만 위안(약 200억원)어치 재물을 불법 취득했다고 판단했다.
위안런궈가 20년 가까이 마오타이그룹을 장악하면서 온갖 부패를 저질러 온 게 만천하에 드러난 셈이다. 그는 2018년 5월 마오타이그룹을 떠나 구이저우성 정치협상회의(정협) 경제위원회 부주임으로 영전했는데, 그 후 1년 만인 지난 2019년 5월 부패 비리 혐의로 돌연 낙마했다.
그의 부패 행위는 지난해 1월 방영된 반부패 드라마 '국가감독' 제1편에서 다뤄졌을 정도다. 드라마에서는 그가 황금 5kg으로 제작된 황금솥 등을 뇌물로 수수하는 등의 장면이 그려졌다. 특히 그는 '부패 호랑이' 구이저우성 부성장 왕샤오광의 부패 행위를 적극 도왔다. 마오타이 대리점 판매권을 고위 관료나 일가친척에 몰래 넘겨 해당 대리점에 마오타이 공급량을 대거 몰아줘 이득을 챙기게끔 도와주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마오타이는 한때 중국에서 '부패의 대명사'로 여겨졌을 정도다.
정경유착 막아라···'낙하산 인물' 회장 임명 관례로
1956년생으로 올해 65세인 위안런궈는 마오타이그룹이 소재한 구이저우성 런화이시 토박이로, 40년 넘게 마오타이그룹에 몸담았다.열여덟 살인 1974년부터 마오타이 술 공장에서 일개 직원으로 시작해 35살의 젊은 나이에 마오타이 공장 부공장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마오타이그룹 부총경리, 총경리를 거쳐 2000년 마오타이그룹 산하 상장회사인 구이저우마오타이 회장직에 오른 후 2011년부터는 마오타이그룹 회장까지 겸임했다.
그가 회장에 재임할 당시 중국 경제는 내수시장이 급성장해 호황을 누리던 때였다. 덕분에 2001년 상장한 구이저우마오타이 주가는 그의 재임기간인 18년간 무려 150배 넘게 급등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마오타이 출고가가 5배 넘게 급등하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그가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러 마오타이 가격을 조종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사실 마오타이는 중국에서 워낙 값비싼 술로 인식되면서 그룹 내 경영진과 고위급 관료 간 정경유착 비리가 끊이질 않았다. 이에 위안 전 회장이 부패로 낙마한 이후 마오타이 회장의 수명도 1~2년으로 단축됐으며, 마오타이그룹 외부 인사를 회장으로 앉히는 게 사실상 관례가 됐다.
실제로 위안 전 회장의 뒤를 이어 마오타이 회장에 오른 리바오팡(2018년 5월~2020년 3월), 가오웨이둥(2020년 3월~2021년 8월), 딩슝쥔(2021년 8월~현재) 모두 구이저우성 정부 출신의 '낙하산 인물'로, 재임 기간도 1~2년으로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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