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달고나와 양은 도시락 등 어린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물건들이 해외에서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극 중 생사를 가르는 게임 도구로 등장하는 추억의 물건들이 해외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또 드라마에 등장하는 한국 음식들도 뜻밖의 홍보 효과를 거두고 있어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 열풍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27일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의 여섯 가지 생존 게임 중 하나로 나오는 '달고나 만들기 세트'가 22.98달러(약 2만7000원)에 판매 중이다. 판매자는 '오징어 게임' 2화에 나오는 '달고나 만들기 세트'라는 설명과 함께 극 중 주인공인 배우 이정재 이름도 적어 놓았다.
'오징어 게임'은 사채에 허덕이는 이들이 456억원의 상금을 두고 펼치는 생존게임을 보여준다. 이때 등장하는 생존게임은 복잡한 게임이 아니라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만들기 △구슬치기 등 어렸을 때 한 번쯤 해본 게임들이다.
극 중 참가자들은 달고나를 모양에 맞춰 자르는 게임을 하게 되는데, 이를 본 해외 시청자들은 달고나를 깨트리지 않고 자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직접 체험하기 위해 '달고나 만들기 세트'를 구매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해외 누리꾼들은 달고나를 만들어 잘라내는 '달고나 챌린지'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또 한 해외 유튜버가 올린 달고나 만들기 영상은 사흘 만인 27일 오후 1시 기준 11만번 재생됐다.
'오징어 게임'으로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건 달고나뿐만이 아니다. 극 중에 잠깐 등장하는 양은 도시락도 굿즈(상품)가 돼 35달러(약 4만원)에 판매 중이다. 국내에서 비슷한 제품이 약 4000원에 판매 중인 점을 고려하면 약 10배 더 비싼 셈이다. 또 이정재가 입고 나오는 '456번' 티셔츠는 이베이에서 39.95달러(약 4만6000원)에 팔리고 있다.
어렸을 때 즐기던 놀이도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필리핀 현지 매체 GMA에 따르면 약 3m 크기의 대형 동상이 메트로마닐라의 로빈슨 갤러리아 몰 동쪽 입구에 등장했다.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술래 인형이다. 이 인형은 극 중에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친 뒤 목을 180도 돌려 게임 참가자들의 동작을 감지한 뒤 움직인 참가자들에게 '탈락'을 외쳐 죽음에 이르게 한다. 영어버전에서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Green light, Red light’로 번역했지만, 필리핀에서는 이 인형이 한국어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친다.
연출은 탄탄한데, 개인정보는 허술? 인기만큼 잡음도↑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인기만큼 잡음도 만만치 않다. 극 중에 나오는 휴대전화 번호를 실제로 사용 중인 이용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해당 번호 소유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4시간 동안 문자와 전화가 쉴새 없이 와 휴대폰 배터리가 반나절이면 방전될 정도다"라고 피해를 호소했다.
또 마지막까지 생존하는 사람이 상금을 받는 계좌번호도 실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계좌번호로 송금을 시도해보니 화면에 "OOO에게 1원을 이체하시겠습니까?"라는 문구가 떴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제작진 측이 휴대전화 번호에 이어 계좌 번호도 무단으로 사용한 게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제작진 측은 휴대전화 번호에 대해선 실수를 인정했지만, 계좌번호는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사전 협조를 구한 뒤 사용한 번호라고 해명했다.
오징어 게임이 개인정보 노출 등으로 크고 작은 논란을 겪고 있지만,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 투자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탈영병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이야기를 다룬 'D.P.'에 이어 오징어 게임까지 연타석 홈런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지난 2016년 한국 진출 이후 5년간 연평균 1540억원 규모를 투자해왔지만, 최근 올 한 해 동안에만 5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최근 경기도 파주시와 연천에 있는 콘텐츠 스튜디오 두 곳과 장기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큰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는 "'오징어 게임'과 같은 한국의 훌륭한 이야기를 국가와 언어, 문화를 초월한 엔터테인먼트 팬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국내 창작자들과 협업해 높은 수준의 스토리텔링으로 전 세계 팬들을 즐겁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지난 2016년 한국 진출 이후 5년간 연평균 1540억원 규모를 투자해왔지만, 최근 올 한 해 동안에만 5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최근 경기도 파주시와 연천에 있는 콘텐츠 스튜디오 두 곳과 장기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큰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는 "'오징어 게임'과 같은 한국의 훌륭한 이야기를 국가와 언어, 문화를 초월한 엔터테인먼트 팬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국내 창작자들과 협업해 높은 수준의 스토리텔링으로 전 세계 팬들을 즐겁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