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飛上)'외친 SKC, 재무상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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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기자
입력 2021-09-2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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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가 글로벌 최고의 모빌리티 소재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SKC 자체 현금흐름의 미스매칭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출처=SKC]


24일 SKC는 'SKC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에서 향후 5년간의 성장 전략을 담은 파이낸셜 스토리 '프라미스 앤 딥체인지'를 발표했다. 2025년 기업가치 30조원 규모의 글로벌 넘버1 모빌리티 소재 회사로 '비상(飛上)'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3800억원이었던 상각 전 영업이익(이하 EBITDA)을 2025년 2조5000억원까지 늘리겠다고도 언급했다.

성장을 위해서는 투자가, 투자를 위해서는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자금 조달과 현금 흐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SKC의 성장 스토리와 현금 흐름은 밀접한 관계인 셈이다.
 

[출처=한국기업평가]

그런데 SKC의 현금 흐름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SKC는 올 상반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3억원과 비교해 91%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지급한 이자는 73억8000만원에 이른다.

또한 화학사업 및 반도체 분사 효과로 이번 상반기 말 별로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1296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880억원보다 416억원 추가 유출됐다. (한국기업평가 기준)

SKC 관계자는 "(별도 기준) 부채비율이 양호하기에 충분히 경쟁력 있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C의 상반기 말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52%로 양호하다. 하지만 현금 흐름과 차입금 측면에서 본다면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출처=skc]


SKC는 이번 행사에서 재무 안정성의 기준으로 부채비율 150~200%와 '순차입금/EBITDA' 4배 이하 유지를 제시했다. 순차입금/EBITDA는 신용평가업계에서 부채 혹은 차입금을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얼마나 충당할 수 있는지 여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EBITDA는 현금흐름을 기준으로 한 기업의 영업이익이다. 일종의 '간편법'으로 현금흐름을 기준으로 미래를 예측할 때 기준점으로 즐겨 사용된다. 4배 이하라는 것은 4년간 영업 현금흐름으로 기존 부채를 충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해당 지표를 올 상반기 별도 기준 SKC의 연 환산 실적에 대입한다면 13배이다. 이는 SKC가 제시한 기준치에 3배 이상 높다.

물론 계열사가 동박, 반도체 소재 등의 사업을 통해 자금을 벌어들이기에 '순부채/EBITDA'를 직접 대응하는 것은 설명력이 떨어지는 측면은 있다. 다만, 별도 기준 SKC의 현금 창출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배경을 설명하기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유안타증권]


배당금을 통한 현금 유입도 쉽지 않아 보인다. SKC의 현금 창출은 SK넥실리스, SKC솔믹스 등이 담당하고 있다. SKC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전환하며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았다. 다만, 계열사들 역시 투자 부담이 상당해 SKC에 배당금을 지원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투자비 부담이 점점 커질 전망이다. 유안타 증권에 따르면 동박 영업활동으로 얻을 수 있는 순현금 규모 1조 4000억원에 비해 예상 투자비용은 2조 9000억원으로 1조5000억원 정도가 부족하다.

자회사가 유상증자 방식으로 외부 자금을 수혈 받는 것도 만만치 않다. 주가가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물적분할의 필요성을 언급한 당일 SK이노베이션은 주가가 9%가량 빠지기도 했다. 

SKC 역시 SK넥실리스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고려하고 있지만, 전환권을 행사하지 않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인 점을 고려할 때, 자금 유출이 불가피하다는 게 문제다. SKC 관계자는 "RCPS를 고려하는 이유가 일정 기간 안에 상환해서 (주주권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SKC의 자금 흐름이 잘 풀리면 괜찮은데 중간에 한 번이라도 어긋나는 상황이 되면 재무 부담이 크게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SKC 관계자는 "SKC는 대부분의 사업을 자회사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별도가 아닌 연결 기준으로 봐달라"라며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연간수치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현금 창출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참고 : SKC는 이번 인베스터 데이에서 성장에 관한 구체적인 목표치는 제시했으나, 예상 투자비용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불가피하게 증권사 보고서의 추정치를 인용했다. 참고로 최근 3개월 간 SKC 관련 보고서를 낸 9개 증권사 중에서 예상 투자비용을 제시한 보고서는 유안타증권의 보고서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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