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건설회사는 동일건물 같은 층에 상하수도 설비공사 면허를 가진 6개 전문건설업체를 운영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몄다. 이들은 서울시 발주 건설공모의 입찰 확률을 높이기 위해 가짜 회사인 페이퍼컴퍼니 6개 사업자를 동원하고 입찰금액을 다르게 적어 벌떼입찰을 했다가 서울시 단속에 적발됐다.
# B, C건설회사는 제조업, 지식기반산업체가 입주할 수 있는 구로구 소재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하며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했지만 각종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누리고 있었다. 또 두 건설회사는 건설업 등록기준 중 하나인 사무실 보유 여부도 충족하지 못했다. 출입문과 탕비실 등을 공유하는 등 각자의 사무실을 갖고 있지 않았다. 서울시는 이들 업체를 단속해 영업정지 4개월 처분을 내렸다.
건설업체로서 갖춰야할 기준에 미달하고도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운영을 한 페이퍼컴퍼니 건설사를 잡아내기 위해 서울시가 대대적인 부적격 업체 단속에 나선다.
시는 건설업지도팀을 새롭게 신설하고 시가 발주한 702곳의 전 공사현장에 건설업 부적격 업체 단속을 시작한다고 28일 밝혔다. 기존에는 발주액 2억원 이상의 공사 현장만 감독해왔다.
시는 △건설업등록기준에 미달한 경우(적정 인원의 기술자 근무, 일정 규모 이상자본금 보유, 시설·장비·사무실 보유 모두 충족해야 함) △기술자를 고용하지 않고 자격증만 빌려 운영하는 경우 △건설업 면허를 다른 곳에서 빌려 운영하는 경우 △재하도급 같은 불법하도급 등 위반 사항을 집중 단속한다.
위반사항이 적발되면 향후 시 공사 입찰 배제, 영업정지 등의 행정조치를 실시한다. 특히 다른 사람의 국가기술자격증을 빌린 경우엔 등록말소의 강력한 행정조치와 형사처벌까지 시행한다.
시 관계자는 "페이퍼컴퍼니 건설사는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불공정 하도급으로 건설 공사 품질 저하, 부실시공, 안전사고 발생 등의 원인이 된다"면서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만큼 단속을 통해 적발하고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시는 지난해 2월부터 페이퍼컴퍼니 건설업을 단속해 38개의 부적격업체를 적발했다. 21곳엔 영업정지, 1곳엔 시정명령을 내리고, 현재 16곳은 청문 등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공익 제보도 당부했다. 건설업 부적격업체 발견 시엔 서울시 응답소, 서울시 건설혁신과로 제보할 수 있다.
한제현 안전총괄실장은 "페이퍼컴퍼니 건설사들의 벌떼입찰 등은 건전한 건설업체의 수주기회를 박탈하고 공정한 경쟁 질서를 훼손하는 위법 행위"라며 "서울시는 부적격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할 수 없도록 강력한 단속과 처벌을 시행하고, 나아가 적발 사례도 주기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