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키지 못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최경주는 지난해 자신이 호스트로 활약하는 대회(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하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그 이유다.
당시 그는 "최근 한국을 방문했을 때 2주 자가 격리로 경기 감각을 찾을 수 없었다. 샷감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2016년부터 현대해상이라는 든든한 후원사를 만나 오늘에 이르렀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지난 1년간 챔피언스와 PGA 투어를 넘나들었다. 올해는 챔피언스 15개 대회에 출전해 상위 10위 6회, 우승 1회(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를 기록했다. 시니어 강자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를 2타 차로 누르면서다. 2002년 5월 PGA 투어에 이어 챔피언스 한국인 최초 우승 기록을 세웠다.
입국장에 짐 카트를 끌고 나타난 최경주는 안에 입은 티셔츠를 푸른색에서 회색으로 바꾸었지만, 우승했을 때와 같은 카디건을 입었다. 우승 직후 비행기에 올랐기 때문이다. 발걸음은 가벼웠다. 우승으로 다소 홀가분한 모습이다.
최경주는 "한국에 올 때마다 들뜬다. 이번에는 우승해서 그런지 더 값지다.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참가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컷 통과가 목표다.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경기력으로 좋은 소식 들려드리겠다.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귀국한 최경주는 방역 수칙에 따라 별도의 장소에서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를 진행한다. 음성이 나오면 대회장에 방문할 예정이다.
최경주의 약속,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우승 상금 2억원)은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나흘간 경기 여주시에 위치한 페럼 클럽 동·서 코스(파72·7217야드)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는 무주공산이다. 제네시스 포인트 1위 김주형(19)이 미국 콘 페리 투어(2부) 1차 '퀄리파잉(자격부여)' 토너먼트 출전을 위해 자리를 비웠다. "대상을 노리겠다"고 천명한 2위 박상현(38)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두 선수의 점수 차는 176.37점이다.
대회 후원사인 현대해상은 질을 높이기 위해 참가 선수 전원의 비용과 숙소를 제공한다. 프로암 행사를 과감히 삭제하고, 2일의 공식 연습일을 마련했다. 컷 탈락한 선수들을 위한 상금 예비비(3500만원)도 그대로 유지된다.
현대해상은 따듯한 마음도 전한다. 9번 홀(파5)에 '마음 챌린지 존'을 설치한다. 공이 '존' 안에 들어갈 때마다 50만원이 기부된다. 모인 기부금은 이포고등학교(골프 특성화고)에 기부된다. 골프 꿈나무를 위해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