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특혜 의혹의 중심에 선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는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대장동에서 시작한 화천대유 특혜 의혹은 위례 등 다른 지역으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은 대장동 사업 이외에 위례와 안양 지역 신도시 사업에도 관여한 정황이 포착됐다.
화천대유를 둘러싼 의혹 보도와 여야의 진실 공방이 지속되는 가운데, 의혹의 핵심은 화천대유의 대장동 사업 투자를 가능케 한 초기 자본금의 출처 등이다. 해당 자금의 실소유주가 화천대유 특혜의 최대 수혜자일 가능성이 점쳐지는 까닭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화천대유 특혜 의혹을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해소돼야 하는 의문은 화천대유가 초기 투자금으로 끌어온 400억원의 출처다.
화천대유는 2016년 컨설팅업체 '킨앤파트너스'로부터 대장동 개발 사업비 명목으로 291억원을 장기차입했다. 이듬해인 2017년 차입금은 장·단기 통틀어 457억원으로 불어났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킨앤파트너스는 자금의 상당 부분을 A씨라는 개인으로부터 빌린 것으로 파악됐다. 화천대유에 자본금을 제공하기 전인 2015년 A씨로부터 400억원을 빌린 것이다.
서류상 드러나지 않는 A씨의 정체를 확인하면 화천대유 특혜의 배경이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상 A씨 투자금으로 화천대유가 일확천금의 수익금을 벌어들인 까닭이다. A씨 정체가 규명되면, 화천대유가 벌어들인 돈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향했는지에 대한 단서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최근 캠프 대변인 논평을 통해 대장동 개발의 모든 과정과 자금 흐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4월 화천대유에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됐다며 경찰에 자금 흐름과 계좌 내역 확인 등을 요청했고, 경찰은 FIU가 제출한 금융계좌 자료를 토대로 5개월째 수사 중이다.
②'기적의 1153배 이익' 적정했나
1153배 이익의 적정성 여부 역시 화천대유 특혜 의혹의 진상 규명을 위해 풀어야 하는 쟁점 중 하나다.
화천대유와 관계사 천화동인이 최근 3년간 자본금 3억5000만원가량으로 약 4040억원을 배당받은 데 대한 의문이다. 야권에서는 공영 개발 사업에서 기대하기 힘든 수익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지사는 당초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았던 대장동 사업의 리스크를 민간 투자자들이 감내한 결과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2015년 당시 부동산 업황 자체가 좋지 않아 고수익이 보장되지 않았지만, 성남시가 5500억원을 우선 확보하도록 수익구조를 짰다는 얘기다.
다만 당시 업황을 고려했다고 하더라도 수도권 신도시 택지개발 사업에서 차익이 나지 않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결국 민간이 가져갈 초과수익에 상한을 설정해 나머지 차익은 모두 성남시에 환수되도록 해야 했다는 뜻이다.
③보통주 7%→3년간 4040억 배당
천화동인 1~7호 소유주 등이 SK증권에 '특정금전신탁' 형태로 대장동 사업 시행사 '성남의뜰'에 투자한 데 대해 '블라인드 신탁'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은 화천대유와 함께 성남의뜰 보통주 7%가량을 6대1 비율로 나눠 가졌다. 이들은 우선주 지분율의 절반 이상을 소유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배당금 1822억원 등 개발이익 5503억원을 보장받은 뒤 남는 이익 전액을 배당받기로 했다.
이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며 보통주 지분 7%를 소유한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소유주들이 3년간 4040억원의 막대한 배당금을 얻었다.
④검·경·공수처 누가 수사해도 배임죄 씌울 듯
화천대유 특혜 의혹은 결국 검찰 또는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에 따라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공수처 수사의 경우 이 지사가 대상이 아니어서 가능성은 희박하다.
검·경 역시 이와 관련해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속도가 더뎌 의혹 자체가 장기 이슈로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별검사(특검) 수사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특검 임명부터 수사팀 구성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3월 9일 대선 이전에 수사 결과를 내놓기 힘든 셈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