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기업, 착공 후 설계변경 수법으로 10년 간 혈세 4조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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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1-09-2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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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한국전력을 비롯한 에너지 공기업들이 착공 후 설계를 수시로 변경, 공사대금을 당초 계획보다 증액하는 방법으로 혈세를 낭비했다. 조사에 따르면 10년여간 소모된 혈세만 4조원에 달한다.

양금희 국회의원(대구 북구 갑,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발전 5사(중부‧남동‧동서‧서부‧남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30억원 이상 규모의 공사에서 설계변경으로 사업비가 5억원 이상 증액된 사례는 총 361건이다.

당초 공사 낙찰금액은 10조8532억원이었지만 총 1939번의 설계변경이 발생해 최종 공사금액은 15조1612억으로 집계됐다. 낙찰금액과 최종금액의 차액을 계산해보면 4조3080억이 차이난다. 착공에는 이사회 승인이 필요하지만 설계변경은 이사회 승인이 불필요하므로 평균 공사 1건당 5.2번의 설계변경이 이뤄진 셈이다. 또한 공사비도 당초 계획 대비 119억이 더 투입됐다.

공사비 증액이 가장 많은 곳은 한수원으로 11년간 2조5752억이다. 이어 서부발전(5943억), 한전(4689억), 중부발전(3985억), 동서발전(2263억), 남부발전(354억), 남동발전(93억) 순으로 발전소 건설, 보강, 정비 외에도 사옥, 사택 신축 시에도 수시로 공사비가 증액됐다.

당장 한전 산하 공기업 7개사 2020년 부채가 132조, 이자비용만 연 1조9954억이 발생하고 있어 방만한 경영이 신속하게 개선되지 않을 경우 발전 시설 내구성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양 의원은 "에너지 공기업 시설의 내구성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공사비 부풀리기로 국민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철저하고 계획적인 공사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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