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자들로부터 후원을 받은 정치인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정치권이 화천대유의 방어막 역할을 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아들이 6년간 화천대유에서 직장생활을 한 뒤 퇴직금‧성과급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이 화천대유 관계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곽 의원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후원금을 받은 시기가 곽 의원의 아들이 근무했던 시기와 대장동개발 사업이 진행됐던 기간과 겹치기 때문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곽 의원은 화천대유 이성문 대표로부터 2016년,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500만원을 후원받았으며, 남 변호사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 모 회계사로부터 각각 500만원씩을 후원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남 변호사의 아내로 추정되는 인물로부터 500만원을 추가로 후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500만원은 개인이 국회의원에게 후원할 수 있는 연간 최고액이다.
정 의원은 이후 2009년 12월 열린 국회 상임위에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대장동개발 사업에 참여해 민간과 불필요한 경쟁을 하며 민간의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곽 의원은 화천대유와의 연관성에 대해 연일 부정하고 있다.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저는 대장동개발 사업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한 바 없고, 아들이 입사한 회사 화천대유와 관련해 국회의원 직무상 어떤 일도, 발언도 한 바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며 “수사에 성실히 임해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밝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화천대유와 관련해 이름을 올린 정치인은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와 신영수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등이 있다.
원 전 대표는 앞서 화천대유 고문으로 재직하며 지난 7월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교도소에 수감되기 전까지 매월 9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 전 의원은 2010년 발생한 '대장동 비리 사건'에 직접 연루된 바 있다. 당시 신 의원의 친동생과 전직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부장 등이 대장동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수억원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한 의혹도 새롭게 제기된 상태다.
이 지사의 측근인 이화영 전 의원의 보좌관 이한성씨가 화천대유 자회사 천화동인 1호의 대표를 지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의 부지사 이화영, 이화영의 보좌관 이한성이라는 라인이 형성된다”며 “이제 서서히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의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지사는 시기적으로 맞지 않은 무리수라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앙보훈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포럼 주최 ’개발이익환수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한성씨는)2004년인가 1년 정도 보좌관을 했다고 한다. 2004년은 제가 정치하지도 않을 때고, 2010년에 (성남)시장이 됐는데, 어떻게 이것을 엮느냐”며 “차라리 같은 국적, 같은 이씨라고 엮는 게 훨씬 빠를 거 같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화천대유가 평소 접대비와 기부금 등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사용했단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치권 로비 의혹도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화천대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화천대유는 2015~2020년 6년간 접대비로 15억5400여만원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연도별로 보면, 2015년 6600만원이었던 접대비는 2017년 1억3700만원으로 두 배가량 늘었고, 19대 대선이 있었던 2017년엔 2억7100만원에 달했다. 이후 2018년에는 3억원을 넘어섰고, 2019년에는 3억7900만원, 지난해엔 3억9300만원 가량을 접대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이 16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직원 1인당 접대비로 연 2460만원, 월 200만원을 사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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