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국가철도공단 김한영 이사장, 철도 인프라로 탄소중립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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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1-09-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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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 에너지 소비량, 승용차의 1/6 불과…친환경 교통수단 재조명

  • 광역교통망 확보로 메가시티 구축해야…새로운 철도 네트워크 필요

국가철도공단 김한영 이사장은 24일 서울 용산구 국가철도공단 수도권본부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통시설의 측적 면에서 도로는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철도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며 "철도로 생각을 전환하면 새로운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사진=국가철도공단 제공]



탄소중립이 시대적 과제가 되면서 '친환경 교통수단'인 철도의 역할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지역 균형발전과 지속가능한 교통대책 마련을 위해서도 철도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철도 인프라 관리자인 국가철도공단 김한영 이사장의 역할이 주목받는 이유다. 올 2월 취임 후 철도산업 혁신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김 이사장을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국가철도공단 수도권본부에서 만났다.
 
철도, '탄소중립 2050'에 적합한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철도는 에너지 소비량이 승용차의 6분의 1에 불과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9분의 1에 불과한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꼽힌다. 교통혼잡과 대기오염, 기후변화 대응에 맞춰 친환경 교통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김 이사장은 "탄소중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제적 약속이자 역사적 책임"이라며 "탄소중립 시대라는 변화에 맞게 정책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철도를 중심으로 한 교통대책은 이제 시작 단계고, 앞으로 탄탄한 미래계획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공단은 수송부문의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전기열차 운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74.4%(2020년 말 기준) 수준인 철도전철화율을 2025년까지 86.3%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전철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선의 전철화사업과 신규 건설사업을 통해 전기열차 운행도 높여가고 있다.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화두에서 벗어나도 교통정책의 한계와 문제 극복을 위해서는 철도망 확립이라는 전제조건이 필수적이다.

김 이사장은 "교통대책을 수립할 때 철도나 도로 등 특정 교통수단에 매몰돼서는 완벽한 정책이 나올 수 없다"며 "모든 교통정책수단이 총동원되는 통합적 교통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30년 넘게 철도를 포함해 도로·항공·물류 등 교통정책 전반을 지휘한 경험에서 나온 판단이다.

그가 "영국은 고속도로가 4000㎞, 철도는 1만6000㎞ 건설돼 철도 인프라가 도로의 4배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고속도로가 4700㎞인 반면 철도는 4200㎞ 수준"이라며 "도로는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철도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도로는 대중교통 수요 감소와 과도한 자동차 이용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이중으로 부담해야 한다"며 "철도로 생각을 전환하면 새로운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가철도공단, GTX·4차 국가철도망 사업의 핵심 공기관으로 부상

20세기 한국의 인프라 개발을 도로가 이끌었다면, 21세기는 철도 인프라 조성이 건설업계를 견인한다. 그만큼 김 이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우선 경기 외곽지역의 서울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GTX 사업을 공단에서 추진 중이다.

김 이사장은 "GTX-A노선은 2023년 말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B노선은 인천 송도와 남양주 마석 구간으로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라며 "C노선은 내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GTX 3개 노선이 모두 개통되면 서울도심과 수도권 외곽지역이 30분 이내로 연결돼 출·퇴근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수 있어 수도권 교통혼잡 문제가 대폭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7월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실현하는 기관도 철도공단이다.

이번 계획은 △수색~광명 복선전철 등 고속철도 3개 사업 100㎞ △광주~대구 단선전철 등 일반철도 14개 사업 673.7㎞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등 광역철도 27개 사업 674.7㎞ 등 총 44개 사업 1448.4㎞ 규모의 신규사업이 포함돼 있다.

그는 "계획이 완료되는 2030년에는 철도영업거리가 2019년 4274.2㎞에서 5340.6㎞로 125% 증가될 것"이라며 "계획대로 진행되면 주요 거점간 이동시간은 50% 수준으로 단축된다"고 내다봤다.

올 하반기로 목표기간을 좁혀도 5개 건설사업이 개통을 대기 중이다.

김 이사장은 "동해안 축인 부산~울산~포항 복선전철을 10월 개통해 부산과 동해안권의 교통난을 완화할 것"이라며 "경기도 이천~경북 문경 간 철도건설은 1단계로, 이천~충주 구간을 12월에 우선 개통해 낙후된 중부 내륙지역의 철도 수혜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국가철도공단 제공]

 
"철도 개발 따른 '빨대효과' 불가피…메가시티로 경쟁력 확보해야"

그는 우리나라와 같은 고밀도 국가는 대중교통이 잘 운영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봤다. 

그러나 철도사업이 진행될수록 대도시가 주변 중소도시의 인구나 경제력을 흡수하는 대도시 집중현상은 뚜렷해질 수밖에 없다. 교통여건의 개선이 균형 있는 지역 개발로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지역의 쇠퇴를 초래하는 부작용을 낳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철도를 통해 경기 외곽지역과 지방에서 서울 도심으로 빠르고 쉽게 몰리는 '빨대효과'는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곧 광역교통망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지방도 서울, 수도권과 비슷한 수준의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광역교통망을 확보해 메가시티를 구축하면 보다 경쟁력 있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광역교통망 확보는 메가시티 구축의 필수요건으로 꼽힌다. 편리한 교통망이 확충돼 있어야 경제생활권 안에서 이동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까지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울경 순환철도와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가 반영되면서 부산과 울산, 경남 지역은 1시간 생활권이 됐다. 충청권도 대전을 중심으로 도로와 철도 등 779㎞ 구간을 잇는 광역교통망 사업이 국가계획에 반영돼 메가시티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김 이사장은 "도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교통, 특히 철도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철도 수요를 새롭게 반영해 네트워크를 재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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