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소비습관이 재테크의 첫걸음입니다. '짠테크(구두쇠+재테크)'를 통한 지출 다이어트로 젊은 직장인들이 따라 할 수 있는 '푼돈' 아끼는 비법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대학생 시절 학교 과제와 영어 공부 등을 할 때면 집과 도서관 대신 카페를 즐겨 찾았다. 집에서는 글자를 끄적이다가도 밀린 빨래가 눈에 들어오고, 도서관에서는 적막을 깨트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갑갑한 느낌이 들었다.
반면 적당한 소음과 음악, 사람들의 말소리가 뒤섞인 카페는 오랜 시간 책을 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았다. 중얼거리며 단어를 외우거나 입 밖으로 문장을 뱉어도 주변 소리에 묻혀 신경이 덜 쓰였고, 집중도 잘되는 기분까지 든다. 공부하다 잠시 연필을 두고 전면 유리창을 통해 바깥 풍경을 볼 땐 상쾌하기까지 하다.
그러다 보니 카페에는 커피 한 잔 값을 지불하고 개인 사무실이나 독서실처럼 쓰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동네에서 집중이 잘되는 곳이라고 알려진 몇몇 카페는 입소문을 타 앉을 자리가 없는 경우도 제법 있었다. 이를 두고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는 카페는 5000원을 받고 거실을 빌려주는 초단기 임대업이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카페는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이었지만, 늘 비용이 문제였다. 한 푼이 아쉬운 대학생에게 4000~5000원(아메리카노 기준)짜리 프랜차이즈 커피를 매일 사 먹는 것은 꽤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여기에 카페에 머무는 시간이 2시간을 넘길 때면 테이블 위에 놓아둔 빈 컵이 눈치 보여 디저트류 등을 추가 주문하기도 했다.
이런 카페 비용은 직장인이 되면 자연스레 해결될 줄 알았다. 하지만 직장인이 돼도 커피값으로 나가는 지출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재택근무를 하는 날이 많아져 사무실 대신 카페에서 일하는 빈도가 늘면서 고정지출 비용에서 커피값 비중은 더 커지고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하루 평균 커피값에 4178원, 한 달 평균 12만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는 왜 카페에서 집중이 잘된다고 느끼는 걸까. 미국 시카고대 소비자연구저널은 50~70데시벨(dB) 정도의 소음이 있을 때 완벽하게 조용한 상태보다 집중력과 창의력을 높인다고 했다. 한국산업심리학회도 적당한 소음은 아주 조용할 때보다 집중력은 47.7%, 기억력은 9.6% 높아지고 스트레스는 27.1% 낮아진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카페처럼 적당한 소음이 있으면서 커피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무료로 이용해본다면 어떨까. 오프라인 청년센터(청년공간)는 간단하게 식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공간 등 작업에 열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오랜 시간 머물러도 커피 한 잔을 더 시켜야 하는 부담감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청년공간은 전국 12개 지자체가 운영 중인 곳으로, 만 19세 이상~39세 이하 청년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또 스터디룸과 모임 공간, 세미나 등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한다.
지난달 30일 기준 전국에 있는 청년공간은 총 218곳으로, 시설 대부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내 주변에 있는 청년공간을 찾고 싶다면 '온라인청년센터'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된다. 홈페이지 상단에 있는 '청년공간' 메뉴에 들어가 '청년공간검색'을 클릭하면 지역별로 마련된 청년공간을 찾을 수 있다.
또 일부 청년공간에서는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카페 같은 분위기에서 일하고 싶은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이용하면 좋다. 단 방문하기에 앞서 미리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한다. 커피값 걱정 없이 카페 같은 분위기에서 작업에 열중하고 싶다면 내 주변 청년공간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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