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광네트웍스, 엑스큐어·씨유헬스케어 이어 씨유메디칼도 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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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기자
입력 2021-10-0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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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유메디칼, 빠르게 사라지는 나학록 전 대표 흔적

  • 대광네트웍스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인수 전 포석일 가능성↑

응급의료장비 업체 씨유메디칼에서 나학록 전 대표의 흔적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대신 그 자리를 대광네트웍스가 자리 잡는 모습이다.
 

[출처=씨유메디칼시스템즈 홈페이지]


지난달 9일 씨유메디칼은 대광네트웍스와 엑스큐어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40억원을 유상증자한다고 공시했다.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일부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서만 제한적으로 발행되는 방식이다.

대광네트웍스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317만4600주를 인수해 7.03%의 지분율을 갖게된다. 기존 최대주주인 나학록 전 대표의 8.11%(340만5097주)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대광네트웍스는 나이스평가정보 기준으로 지난 7월부터 종업원수가 0명인 곳으로 소유자는 이선종 엑스큐어 사장(미등기)이다.

양 사간 관계에 대해 씨유메디칼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용인하지 않으면 대광네트웍스에 유상증자를 할 수 없었다"면서 "양 사는 협력적 관계"라고 설명했다.
 
씨유메디칼, 대광네트웍스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대광네트웍스와 씨유메디칼의 인연은 복잡하지만, 금감원 전자공시 기준으로만 놓고 보면 씨유메디칼은 대광네트웍스에 그동안 한 마디로 아낌없이 베풀어왔다.

과거 한솔인티큐브로부터 187억원에 인수한 엑스큐어의 모회사인 씨유헬스케어(현재 대광헬스케어)를 대광네트웍스에 1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쉽게 말해 187억원에 인수한 회사를 1억원에 되판 셈이다.

대광헬스케어와의 채권·채무 정리 과정도 마찬가지다. 씨유메디칼은 대광헬스케어에 전환사채(CB) 인수, 대여금 인수 등으로 445억원을 지원했는데 그 금액을 모두 대물변제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씨유메디칼은 씨유에이아이써지칼 지분 및 CB, 남양주 나눔병원 채권, 시설물 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손상차손 및 충당금을 118억원 설정했다. 손상차손 및 충당금은 기존 계상액만큼 사용 가치가 없거나 금액을 회수할 가능성이 떨어질 때 인식하곤 한다.

또한 남양주 나눔병원 관련 3순위 수익권(약 70억원 가치)으로 약 170억원의 수익금, 대여금, 채권 등을 상계했다. 100억원 이상을 또 한 번 손해 본 셈이다.

씨유메디칼은 그 결과 지난해 25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당시 씨유메디칼을 감사한 세일원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의문을 불러일으킬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계속기업의 불확실성은 사라진 상태다.
 
대광네트웍스, 씨유메디칼까지 품나

대광네트웍스를 대상으로 한 이번 씨유메디칼의 3자 배정 유상증자는 대광네트웍스의 씨유메디칼 인수를 위한 사전 작업 성격일 공산이 크다. 유사한 사례로 코스닥 상장사인 잉크테크가 있다. 지난 5월 잉크테크의 최대주주는 미원홀딩스로 변경됐다. CB전환청구권을 행사하며 최대주주로 올랐지만, 그 전 달 잉크테크는 미원홀딩스에 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사전 작업을 했다.

미원홀딩스는 지난해 양종상 미원홀딩스 대표를 잉크테크 대표이사로 투입하며 우호적 기업 인수합병(M&A)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을 단행한 바 있다.

씨유메디칼은 그 정도의 모습은 아니지만, 확실한 것은 나학록 전 대표의 흔적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 전 대표는 현재 헬스웰메디칼이라는 회사에 집중하고 있다. 헬스웰메디칼은 나 전 대표 및 특수관계자가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까지 매출의 75% 이상을 씨유메디칼에 의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 기준으로 씨유메디칼은 7.6억원어치를 헬스웰메디칼로부터 매입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6억원과 비교할 때 3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대해 씨유메디칼 관계자는 "하반기에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감소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영업적인 부분"이라며 "매출 매입을 하는 방식이 조금 변경됐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광네트웍스는 씨유메디칼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참가가 아닌 '단순 투자'라고 공시를 했지만 주주총회 6주 전까지 목적을 변경하면 되기에 공시의 의미는 커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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