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전날 중국 군용기 16대가 대만 ADIZ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중국군은 이날 젠(殲·J)-16 전투기 8대, 수호이(蘇·SU)-30 전투기 4대, 쿵징(KJ)-500 조기경보기 2대, 윈(運·Y)-8 대잠초계기 2대 등 16대를 동원했다.
중국군은 국경절 연휴 기간 대만을 향해 대규모 공중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국군은 앞서 국경절 당일인 지난 1일 38대의 군용기를 동원해 대만 ADIZ에서 무력 시위를 벌인 데 이어 2일에도 군용기 39대를 동원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였다.
지난 1, 2일 투입된 중국 군용기 숫자는 대만 국방부가 지난해 9월 관련 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기 시작한 후 최대 규모다. 이전까지는 지난 6월15일 28대의 군용기가 대만 ADIZ에 진입한 것이 가장 큰 규모였다. 이에 따라 중국군은 사흘간 군용기 93대를 동원해 대만 상공에서 무력 시위를 벌인 셈이다.
이번 무력 시위가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함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장옌팅(張延廷) 전 대만 공군 부사령관은 "그간 중국공산당은 국경절에 대규모 군사훈련이 없었는데, 이번엔 대규모 국경절 경축 행사를 벌이는 대신 초점을 대만 공역으로 옮겼다"며 "공산당이 국내 애국주의자들의 압력에 대응해 대만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겠다는 입장을 보여준 것"이라고 중국시보가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만이 오는 10일 중화민국 건국 110주년 기념일에 국산 미사일을 포함한 자국 무기를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번 훈련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에게 '도발적인 연설'을 자제하라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일각에선 중국군의 이번 훈련이 미국 해군 항공모함들이 서태평양에 집결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지난달 27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동아시아로 파견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하며 미국이 북한보다 전쟁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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