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도 국내 증시는 녹록지 않은 대내외 환경으로 인해 박스권 행보가 전망된다. 미국의 부채 한도 협상이 해결되지 않은 채 리스크로 자리잡았고,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미국 금리상승, 중국은 석탄이 부족해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고 공장까지 멈추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확대중인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이 단기간에 해결되긴 어렵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이다. 당분간은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한 시간이다. 투자자라면 조정이 컸던 대형주를 매입하기보다 최근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혜업종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비철금속이나 수소업종 등이다. 또 위드코로나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 확인 된 만큼 리오프닝(경기재개) 관련주에 대해서도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주(9월 27~10월 1일) 코스피는 전주보다 3.39%(106.06포인트) 내린 3019.18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2조846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820억원, 1조5609억원을 순매도 했다. 특히 지난 금요일에는 미국 의회가 예산 협의와 관련해 대립을 이어갔고, 9월 중국 등 주요 국가의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 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장 초반 코스피는 3015.01포인트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번주도 박스피… 참아내는 구간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범위로 3000~3150포인트를 제시했다. 상승요인으로는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전망 상향과 수요회복을 들었고, 하락요인으로는 미국의 정치권 갈등과 미국 장기국채금리 상승, 중국 전력난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 등을 꼽았다. 하나금융투자는 코스피 밴드로 3040~3120포인트를 내놨다.
전문가들은 악재해소에 따른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많은 상황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한국 대형주의 양호한 실적은 글로벌 수요의 견조성을 확인시켜 주는 요인”이라며 “9월 미국 고용지표 또한 미국 가계의 수요가 앞으로도 꾸준히 회복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금 주식시장에 부담을 주는 요인들 중 일부는 단기에 해소되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 전력난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는 올해말~2022년 초까지는 계속 남아있을 수 있고, 주식시장은 하방경직성을 확보하더라도 V자 반등보다는 다소 높은 변동성의 박스권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투입비용 증가가 불가피하고, 이것이 기업 마진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염려가 글로벌 증시를 억누르고 있다”면서 “이는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더욱 배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속된 상승에 따른 증시 피로도가 누적된 마당에, 이러한 스태그플레이션적인 기류가 감지된다는 것은 차익실현 빌미가 된다”면서 “이후 관망세를 자극하는 요인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높은 가격 및 밸류에이션 매력에도 불구하고 누적된 대내외 불확실성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다소 험난할 수 있다”면서 “당초 예상보다 코스피 조정을 연장되게 만든 물가 상승압력과 연준의 타이트해진 통화정책 스탠스에 의한 채권금리 상승세가 진정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대내적으로는 반도체, 자동차 등 공급망 불안 장기화로 인한 업황 및 실적 불확실성도 풀어야 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틈새전략이 필요한 시점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를 짓누르는 요인 중 하나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스테크플레이션 우려다. 통상 경기가 회복되거나 호황기에 접어들 경우 수요 증가에 따라 물가는 상승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요 증가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공급이 이를 받쳐주질 못하고 있어서다. 특히 파월 연준의장의 인플레이션 장기화 발언과 겨울 난방수요로 인해 원자재 가격의 상승압력을 받고 있고, 최근 중국 전력난이 불거지고 있는데, 이는 1~2개월 내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업계는 이같은 상황에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영환 연구원은 “현 상황을 이용한 틈새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천연가스, 석탄, 금속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 분야인 비철금속과 상사, 수소와 10월말~11월 초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내수 서비스 관련 분야인 유통, 의류, 엔터, 레저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원자재 가격, 에너지 가격에 민감도가 높은 에너지, 소재(화학)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주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높아진 금리레벨과 배당시즌이 가까워지며 금융주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며 “한국은행은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고, 국고채 3년물 금리와 대출금리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계절적으로 반복돼 온 9월 이후 배당주 수요 확대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불안정한 코스피 등락 속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피난처가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급난이 수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전통 경기민감업종보다 콘텐츠 및 플랫폼 관련 기업들이 상대적인 편안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성장주 가격 부담을 감안했을 때 저밸류 업종, 그 중 고배당 기업들이 포진돼 있는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금융업종으로 인플레이션을 헷지(Hedge)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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