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뒤 미국의 관심은 온통 코로나19 극복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활동 정상화와 경기회복 본격화가 진행되면서, 미국은 다시 중국과의 무역 관행에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소(CSIS) 연설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 시절 맺은 1단계 무역 합의를 거론하면서 여전히 불합리한 부분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타이 대표는 "이 합의는 중국의 무역 관행과 이것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미국의 근본적 우려를 의미 있게 다루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단계 합의가 이행되고는 있지만, 중국 정부는 특정 산업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국가의 의지대로 자국 경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면서 "이 같은 관행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노동자들의 이익을 해친다"고 비판했다.
타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없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동맹국들과 함께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중국과의 무역 긴장을 다시 고조시키는 것이 아니다"면서도 “최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은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지키는 것이며, 이는 과거에 이어져 온 불공정한 관행에서 파생된 피해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타이 대표는 이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협상에 곧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중국이 양국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은 상황이라, 미·중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타이 대표 역시 “솔직히 말해서 나 역시 중국과 협상을 하기 전까지는 중국 정부를 신뢰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서 "시도를 해 보기 전까지는 (협상) 임무를 완수해낼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털어놓았다.
지난주 유럽연합(EU)과 미국 사이의 첨단기술 협력과 기술무역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양자 간 협력 대응을 확대하기 위한 범대서양기술무역위원회(TTC)를 공식 발족했다. 양측은 세부 협상을 진행할 10개의 워킹그룹을 구성했다. 지난주 이뤄진 1차 협상을 시작으로 향후 계속해서 분야별로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10개 부문은 △기술표준 △기후 및 친환경 기술 △공급망 안정화 △정보통신기술 및 서비스 보안 및 경쟁력 △정보 거버넌스 및 기술 플랫폼 △안보 및 인권을 위협하는 기술오용·수출통제 △외국인 투자심사 △중소기업 디지털 접근·활용 증진 △글로벌 무역과제 등이다. 대부분이 미국과 중국 사이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갈리는 분야다.
미국은 우선 EU와의 연대를 통해 중국과의 경쟁에 더 효과적으로 나서기 위한 걸음을 빨리하고 있다.
지나 라이몬드 미국 상무부 장관은 앞서 “미국은 동맹국과 함께할 때 가장 효율적"이라면서 "만약 우리가 중국의 혁신 속도를 늦추고 싶다면 유럽과 협력해야 한다"고 노골적인 대결 구도를 강조하기도 했다.
타이 대표 역시 이날 연설에서 "21세기의 공정한 글로벌 무역 규범을 만들기 위해 동맹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설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전날 백악관 익명 브리핑을 통해 미국 측의 새로운 대중국 전략 필요성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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