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사이드] 이정재의 오징어게임…늘어나는 '당뇨병'에 대한 경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의정부)임봉재 기자
입력 2021-10-05 14:2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의정부 을지대병원, 합병증 더 무서운 질병…40% 당뇨병성 족부병증'

  • '초기 혈당 중요…식단 조절, 운동 필수'

의정부 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 이문규 교수.[사진=의정부 을지대병원 제공]

전 세계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오징어게임'의 소재 중 하나는 '당뇨병'이다.

'오징어게임'에서 각자 사연이 있는 참가자들이 상금 456억원이 걸린 서바이벌의 승자가 되고자 목숨을 건 극한의 게임에 도전한다.

주인공 기훈(이정재 분)은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뒤 사채와 도박을 전전하다 당뇨병으로 당장 입원해야 하는 어머니를 위해 큰돈이 필요해 '오징어게임'에 참여, 스토리를 이끈다.

당뇨병은 완치 없이 평생을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전신에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어 '질환보다 합병증이 더 무서운 병'으로 알려져 있다.

합병증이 생기면 때에 따라 수술도 필요해 '오징어게임' 속 기훈처럼 환자와 가족이 느끼는 치료 비용 부담도 적지 않다.

최근 공중위생학 분야 7월 국제학술지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당뇨 환자가 의료수급권자 등 저소득층일수록 당뇨병성 족부병증 발생 시 5년 내 사망할 위험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2.65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뇨병성 족부병증은 당뇨 환자 4명 중 1명이 앓는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이다.

그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당뇨병. 의정부 을지대학교병원 의료진으로부터 당뇨병의 위험성과 예방법을 들어본다.

◆ 당뇨 환자 4명 중 1명 ‘당뇨발’

대한당뇨병학회의 2020년 보고서를 보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의 경우 3~4명 중 1명이 당뇨병으로 진단받았으며, 원인으로 식습관 변화가 지목됐다.

약한 고혈당에서 별다른 증상이 없어 당뇨병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의 위험성은 '합병증' 때문이다. 협심증과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은 물론 신장기능 저하로 혈액투석이 필요하거나 심한 경우 실명될 수도 있다.

당뇨병성 족부병증은 일명 '당뇨발'로 불린다. 당뇨병으로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서 심장에서 가장 먼 발가락 끝이나 발뒤꿈치 피부가 검게 변하고 괴사하는 질환이다. 말초혈관 질환, 신경병증, 궤양 등도 이에 속한다.

대부분 감각·운동·자율 신경에 이상이 생기는 신경병증이 동반되며, 감각 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발이 통증이나 온도를 잘 느끼지 못한다. 상처가 생겨도 고통을 느끼지 못해 발견과 치료가 늦어져 병변이 악화하기 쉽다.

발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운동 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두 번째와 세 번째 발가락이 움츠러들면서 갈퀴 모양으로 변한다. 발가락 모양이 변하면 걸을 때마다 압력이 가해지면서 굳은살과 출혈이 생겨 피부조직이 파괴될 수 있다.

자율 신경 이상의 경우 땀이 잘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해지고 갈라진다. 이때 갈라진 피부 사이로 세균이 침투하면서 세균 감염에 의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발·다리 피부색이 변화할 때 △비정상적으로 발이 차거나 뜨거울 때 △발이 무감각해졌을 때 △발이 저리거나 경련이 나타났을 때 △굳은살에서 악취가 나거나 분비물이 나왔을 때 등의 경우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초기에는 혈당 조절과 약물치료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궤양이 발생했을지라도 초기에는 상처를 치료하고, 석고붕대, 맞춤 신발 등으로 발에 가해지는 외부 압력을 해소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하지만 피하조직이나 뼈 등 깊은 부위까지 세균이 침투했다면 죽은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고, 조직 괴사가 심해지면 감염 부위를 절단해야 한다.

내분비내과 이문규 교수는 "당뇨 환자가 입원하는 원인의 약 40%가 당뇨병성 족부병증 때문"이라며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재발할 확률이 30%에 달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발가락이나 발목, 무릎 등 다리 일부를 절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혈당 수치 70 이하, 운동하면 안 돼

당뇨 환자는 혈액 속 포도당(혈당치)이 공복엔 126㎎/㎗, 식후엔 200㎎/㎗ 이상으로 정상인보다 2배가량 높다. 고혈당 상태가 오래 지속하며 합병증 발생 확률도 높아져 초기부터 관리와 혈당 조절이 필요하다.

혈당을 낮추려면 식단 조절과 운동이 필수다. 하지만 장시간 격렬하게 운동하면 저혈당 상태에 빠질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공복 또는 식전이거나 운동 전 혈당 수치가 70㎎/dL 이하이면 운동하면 안 된다. 유산소운동은 최대 심박수의 50~70%를 유지하는 강도로 30분에서 1시간 미만으로 하는 것이 좋다. 근력운동도 15분 정도면 충분하다.

다만, 혼자 운동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 운동 직후 저혈당이 발생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청결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매일 발을 깨끗이 씻고 잘 말린 후 발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보습제를 발라줘야 한다. 발톱은 너무 짧게 깎거나 길지 않게 일자로 잘라야 한다. 티눈이나 굳은살은 직접 제거하면 상처가 생길 수 있어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실내에서도 통기성이 좋고 땀을 잘 흡수하는 면, 모 소재 양말이나 부드러운 슬리퍼를 착용해 외부자극으로부터 발을 보호해야 한다. 외출할 때는 발볼이 넓고 통풍이 잘되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당뇨병을 혼자 관리하기 어렵다면 병원에서 시행하는 당뇨 교육을 통해 당뇨 기본 지식부터 혈당 관리를 위한 운동·식사요법 등을 배우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당뇨병성 족부병증은 작은 상처나 염증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예방이 중요하다"며 "핀셋, 손톱깎이, 손톱가위 등으로 상처를 건드리면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어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