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최신형 정치부장, 정리=김도형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5일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대다수 국민들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정점에 있지 않나 의문을 갖고 있다”며 “재판 거래 의혹까지 나오는데, 정치적으로는 이미 책임을 질 단계가 됐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여의도 자신의 캠프 사무실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지사)이 설계를 했다고 하지 않나”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검찰 수사로서는 부족하다. 특검(특별검사제)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종착지는 누구나 생각하는 방향인 거 같은데 거기(이 지사)까지 갈 수 있느냐가 문제다”며 “거기까지 갈 수 있을지는 수사하는 사람들, 관련된 사람들의 양심적 증언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개발 사업의 경우에 가장 핵심이 인·허가권이다. (대통령이 되면) 인·허가권 행사를 통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건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책임을 분명하게 묻는 것이다. 아무도 책임지는 일이 없이 지나가면 ‘또 해도 되는구나’라고 생각해 더 큰 일도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다음은 최 전 원장과의 대담 주요 내용이다.
◆사회양극화 뛰어넘을 공존 모멘텀 필요
-대선은 미래 가치가 맞붙는 전쟁이다. 2022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뭐라고 보나.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1990년대 이후에 정치 발전이 상당 기간 정체됐다.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데 그게 잘 안 됐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국론이 많이 분열되고, 경제적·이념적·지역적으로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국민이 하나로 힘을 합칠 정치적인 모멘텀이 없었던 것 같다. 통합이라고 생각하는데, 통합이란 게 완전히 하나가 될 순 없다. 다만 똑같은 생각 갖진 않더라도, 우리가 공존할 수 있는 정도의 토양은 있어야 한다. 막연하긴 하지만 우리가 번영으로 나가야 한다는 비전 제시는 있어야 되지 않겠나.”
-자신의 리더십이 시대정신에 부합한다고 해서 출마한 것 아니겠나. 최재형의 비교우위는 뭔가.
“저는 정치를 새로 하는 사람이다. 우리 사회의 정치적 갈등을 일으킨 사건들에 제가 관여되거나 연결된 게 없다. 그게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국민의 힘을 모으는 데 걸림돌이 없는 사람이다. 또 국민들이 품격있는 정치를 원하지 않나. 스스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너 같은 사람이 해야 우리나라 정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주변에서 많이 하신다.”
-정치권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면서 입문했다. 최근에 지지율이 정체되고 캠프를 해체하기도 하는 등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었다고 보나.
“정치에 빨리 적응하지 못한 것 같다. 국민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국민들이 지친 거다. 어떻게 보면 국민들은 정치인이 앞에서 세게 끌고 가는 걸 기대하시는데, 그런 면에서 국민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최재형이 4강에 들어야 정권교체 가능
-하락한 지지율 반전 모멘텀을 만들 복안이 있나.
“변해야 한다. 제가 변하고 국민들이 원하는 리더십을 보이는 게 반전의 모멘텀이다. 정치 상황이란 게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국민들께서 정권 교체를 하기 위해서 안정적인 후보를 원하는 상황이 된다면 새로운 반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는 8일 국민의힘 2차 컷오프가 예정돼 있다. 4위 자리를 놓고 경합이 치열하다. 통과를 자신하나.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제가 4강에 들어야 정권 교체 희망의 불씨가 꺼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를 내걸었다. 이는 보통 제3지대 후보들이 많이 거론하는데, 최재형이 말하는 정치교체의 핵심은 무엇인가.
“일단 정치인이 바뀌어야 한다. 안 바뀌면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인의 모습은 정치인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달라는 것 아니겠나. 정치인은 자기가 원하는 거 다 누리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희생하면서 해야 된다. 국민들께 정직해야 하고 헌신이 있어야 한다. 자기가 추구하는 일에 대한 통찰력도 갖춰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인물들이 잘 들어오는 구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장동 설계자··· 재판거래 의혹까지
-대장동 개발에 대해 감사원장을 지내 어떤 사건인지 감이 오실 거 같다. 이 사태가 어디로 귀결될 거라 보나.
“종착지는 누구나 다 생각하는 방향인 것 같다. 거기(이 지사)까지 갈 수 있느냐가 문제다. 적어도 이 지사의 열혈 지지자가 아닌 대다수의 국민들은 전체적 그림상 이 지사가 구도의 정점에 있지 않나 의문을 갖고 있다. 거기 갈 수 있느냐는 수사하는 사람들, 관련된 사람들의 양심적 증언에 달려 있을 거라 본다. 본인이 설계했다고 하지 않았나.”
-이재명 경기지사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는데.
“이 정도 됐으면 법률적으로 모르겠으나, 정치적으로는 이미 책임을 질 단계가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다. 재판 거래 의혹까지 나오고 있지 않나.”
-특별검사제(특검)와 국정조사가 필요한가.
“검찰 수사로서는 부족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정치권에도 이미 보험 들어놓듯이 했지 않나. 곽상도 의원은 드러난 것이다. 그 외에도 야권의 많은 사람들이 특혜를 받았다는 소문도 있지 않나. 법조, 검찰, 정치권에 보험 들어놓듯이 관련된 사람들이 소리를 못 내게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나 의심이 든다. 그나마 현실적으로 가능한 건 특검뿐이다.”
-최재형이 대통령이 되면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건가.
“제일 중요한 건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책임을 분명하게 묻는 것이다. 책임지는 일 없이 지나가면 ‘또 해도 되는구나’ 생각하고 더 큰일도 생길 수 있다고 본다. 문제가 됐을 때 철저한 책임 규명이 기본적인 것이다. 개발사업 경우엔 제일 핵심이 인·허가권인데, 인·허가권 행사를 통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尹도 불안한 후보··· 본선 완주 판단 필요한 시점
-여권 1위 주자도 그렇지만 야권 1위 주자도 고발 사주 의혹 등이 있다.
“그분(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그거 외에도 여러 가지 불안하다는 말들이 있다.”
-대선 후보로서 부적절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의혹 수준에서 당내 다른 후보의 자격 여부를 말씀드리긴 어렵다. 국민들께서 종합적으로 판단하실 것이다. 저 후보가 본선에 나갔을 때 여당의 집중포화를 견딜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평가한다면.
“시장 실패에 정부가 간섭하겠다고 나섰다. 시장 실패가 검증되지 않았는데 정부가 나서서 정부가 실패한 것이다. (민주당 정부는)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국민들을 정부에 계속 의존하게 하면서 통제하에 두는 어떤 큰 그림 아래에서 정국을 이끌어가는 거 아닌가 의문도 갖고 있다. 우리가 보기엔 실패지만, 저들이 보기엔 실패가 아닌 그런 거 아닌가. 왜냐하면 잘못했으면 고쳐야 되는데 잘 안 고친다. 계속 밀고 나간다. 국가 재정 문제도 괜찮다고 하면서 계속 국가 재정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과거만 지키는 건 수구··· 與 586세대가 대표적
-집권 이후 최재형 정부의 성장 정책은 어떤 모습일까.
“성장정책은 우리 기업들이 대부분 잘하고 있다. 자유시장경제의 원칙을 지켜주고, 국가의 불필요한 간섭과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 기업이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첫째다. 또 하나는, 우리 기업들이 해외로 가는 이유는 노동시장의 경직성 때문이다. 많이 완화해야 한다. 노동개혁은 경제 성장을 위한 근본적인 문제라고 본다.”
-어떤 방식으로 노동개혁을 추진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현재 거의 방치되고 있다시피 한 불법 파업, 정치 파업에 대해선 철저하게 법 적용을 해서 파업으로 인한 사회 혼란, 기업 부담을 줄이겠다. 또 노사 간 대등한 관계를 마련해야겠다. 특히 쟁의와 관련해서 대체근로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파업에 대한 사측의 방어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대체근로를 할 수 있게 법 개정이 필요하다. 조직구성이나 회계 투명성도 요구할 것이다. 그 다음에 노사정 대타협인데, 이건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꾸준히 가야 한다.”
-취임 이후 반드시 할 정책 세 가지를 꼽는다면.
“취임할 때까지 해결되면 좋겠는데,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해 입은 피해 회복, 손실 보상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겠다. 할 수 있는 한 모든 손해를 보상하는 방식으로 가겠다. 그 다음은 규제개혁이나 노동개혁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마지막은 탈원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서 에너지 문제를 합리적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
-최재형이 생각하는 보수의 가치는 무엇인가.
“지금 가장 중요한 가치는 자유라고 본다. 자유와 자율, 이런 것들이 잘 조화를 이루는 사회, 이게 보수의 가치라고 본다. 결국 혼자만의 자유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같이 누릴 수 있는 자유, 규범이 생기고 그게 이제 법치가 되는 것이다. 자유를 인정하는 가장 근본적인 근간은 인간 개개인의 존엄한 가치에서 나온다. 낙오되거나 자립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한 사회보장 등도 같이 다 도출되는 것이다. 보수라면 지키는 것만 생각하는데, 과거만 지키는 건 수구다. 그리고 진정한 수구는 대학 다닐 때 사고방식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지금 정권을 이끄는 586세대, 이런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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