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 회복세가 둔화하고 향후 위험성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KDI는 7일 발표한 '경제동향 10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면서비스업 부진으로 회복세가 둔화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세계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하방 위험이 증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한 달 만에 달라진 평가다. 지난해 9월 코로나19 2차 유행으로 경기 위축 가능성을 제기한 KDI는 지난 3월까지 7개월 연속 경기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다 지난 4월 '경기 부진 완화'를, 5월엔 '경기 회복'을 언급했다. 9월에도 '완만한 경기 회복세 유지'라는 표현을 썼다.
이는 코로나19 재확산과 방역조치 강화가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숙박·음식점업 같은 주요 대면서비스업 생산이 줄고 고용도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제조업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당장은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중간재 수급 불안으로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은 생산이 줄고, 기업심리지표도 떨어졌다.
8월 전산업생산은 1년 전보다 6.0% 늘었지만 7월과 비교하면 0.2% 줄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101.3)는 지난달과 차이가 없었지만, 앞으로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102.4)는 0.3포인트 내려갔다. 2개월 연속 내림세다.
원자잿값 상승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제조업 심리지표인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3개월 연속 내려갔다. BSI는 지난 7월 101에서 8월 96, 9월 94, 10월 92로 계속 떨어졌다. BSI는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긍정적, 낮으면 부정적으로 경기를 내다본다는 뜻이다.
세계 경기 흐름 역시 좋지 않다. KDI는 "세계 경제도 코로나19 재확산과 공급망 교란 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화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하는 등 대외 여건 개선세도 둔화했다"고 봤다. 세계 산업생산과 상품교역이 정체하고 특히 미국·중국 경제에 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국 기업심리가 위축한 상태다.
KDI는 다만 "9월 이후 정부가 소비 진작 정책을 시행하고 코로나19 백신도 광범위하게 보급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부정적 영향은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